효능으로 미국시장서 두각…국산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약전약후]
발작 사라지는 ‘완전발작소실’ 비율 28%…기존 5% 내외
임상만 25회 진행…2상만으로 FDA 허가 신청 인정받아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3상시험, 품목허가까지 성공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가 압도적인 효능으로 신약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뇌전증(Epilepsy)의 어원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악령에 의해 영혼이 사로잡힌다는 뜻을 나타낸다. 근현대에 들어오면서 뇌신경세포 중 일부가 짧은 시간에 일시적이고 불규칙한 이상흥분현상에 따라 과도한 전류를 발생시켜 나타나는 발작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기존에는 간질이라는 병명으로 불렸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이다. 뇌에 흥분성 신호를 전달하는 나트륨 채널을 차단해 신경세포의 흥분성·억제성 간 균형을 정상화하는 기전이다. 성인 부분 발작을 적응증으로 2019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2021년 3월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
국소발작‧부분발작은 대뇌의 일부분에서 신경세포 과흥분이 된다. 전체 뇌전증 환자의 30~40%가 이 범주에 속한다. 전신발작은 대뇌에 전반적으로 발생하는 발작과 관련한 자극이 나타난 상태다. 뇌 전반적으로 신경세포가 과흥분된 경우다. 전신발작이 있는 환자는 전체 뇌전증 환자의 30%를 차지한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허가를 위해 임상시험을 25번 진행했다. 약물의 기전과 효능‧안전성 등을 규제당국에 설명하기 위해 다수의 임상이 필요했다. 통상 임상 3상시험을 품목허가용 임상으로 본다. 세노바메이트는 2a상과 2b상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증명했고, FDA로부터 이 임상시험을 허가 신청이 가능한 임상으로 인정해 준다는 결과를 받았다. 대규모 임상 3상에서는 효능은 물론 안전성을 위주로 평가를 받았다.
세노바메이트는 임상에서 발작이 발생하지 않는 ‘완전발작소실’을 기존 약물 대비 높은 비율로 나타냈다. 임상결과 최종적으로 세노바메이트를 복용한 환자는 발작이 55% 감소했다. 완전발작소실 비율은 28%다. 기존 치료제가 나타내는 완전발작소실 비율은 5% 내외다.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은 지난 2020년 2분기 출시 이후 지난해 4분기까지 14분기 연속 성장했다. 세노바메이트 매출은 미국 진출 첫해인 2020년 2분기 21억 원을 나타냈다. 2021년 1분기에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1년 뒤인 2022년 1분기에는 매출 300억 원을 넘어섰다. 이후 고성장을 지속해 지난해 3분기 매출 7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세노바메이트 누적 미국 매출은 2708억 원이다. 전년 대비 60.1% 늘었다.
미국 내 세노바메이트 처방 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신규 환자 처방 수가 증가하면서 총처방 수가 급증했다. 지난해 1~9월 월간 신규 환자 처방 수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약 37% 늘어났다. 신규 환자 증가로 지난 3분기 총처방 수(TRx)는 전년 3분기 대비 약 54% 증가했다.
경쟁 약물 대비 출시 후 TRx는 2.2배 높은 수준이다. 약물 출시 44개월 차에 경쟁 의약품 A TRx는 1만2344건이다. B 약물은 1만6165건이다. C 약물은 7559건이다. 세노바메이트는 2만6059건을 나타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압도적인 효능에 기반을 두고 더 다양한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전신 발작을 일으키는 뇌전증에 처방할 수 있도록 임상 3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부분 발작 적응증을 소아와 청소년 등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아시아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5년 추가적인 신약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j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