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유한양행 회장 부활…3월 제약바이오 주총 빅뱅

한미‧OCI 통합에 임종윤 대표 측 반대‧소액주주 반발나서
대표이사 연임‧오너가 사내이사 합류‧회장 직제 신설 등 관심

한 제약바이오 기업 주주들이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주주명부를 확인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개최가 임박했다. 올해는 그룹 간 통합과 이사회 재편, 대표이사 연임 등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정기 주총 기간 중 가장 이목을 끄는 기업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다. 이달 개최 예정인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선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의 통합을 두고 오너일가 모녀와 두 아들 간 표 대결이 펼쳐진다.

한미사이언스는 신약 R&D 투자재원 마련 등을 위해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는 이번 통합이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과 남매인 임주현 사장 등 특정인의 사익을 위한 것이라면서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이끄는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통합을 위한 제3자 배정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을 제기했다. 또 정기 주총에 본인들이 제안한 의제와 의안을 상정해달라는 내용의 주주총회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제출한 주주제안 내용에는 한미사이언스 신규 사내이사에 두 형제를 후보로 추천하고, 기타비상무이사에는 권규찬 전 한미약품 전무이사와 배보경 고려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에는 사봉관 변호사와 송욱환 한동대학교 재단 이사를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들도 행동에 나선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통합에 있어 주주 소통이 결여됐다면서 양측의 주장을 신중하게 듣고 이번 주총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해 주주가치 제고에 앞장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표이사 연임 여부 등도 주목을 끈다.

유한양행은 15일 개최하는 주총에서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룬다. 조 대표의 임기는 3월까지다.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 이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재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3년 임기를 추가로 부여받는다.

유한양행은 또 직위를 신설해 회장, 부회장 등을 선임할 수 있도록 정관을 바꿀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되면 유한양행 회장 직급은 30년 만에 부활한다.

종근당은 이달 28일 김영주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 대표이사로도 재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주 대표는 재선임 시 네 번째 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2015년 영입된 김 대표는 2021년 3연임에 성공했다.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도 오는 28일 개최 주총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그는 지난해 초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게 된다. 전 대표는 대웅제약 각자 대표 중 한 명이다. 28일 개최될 주총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건이 안건으로 오르지 않았다. 대웅제약은 이창재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룬다.

전 대표가 물러난 자리는 박성수 부사장이 맡을 전망이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 자리에 올랐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사업 총괄부사장을 맡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오너일가 자녀를 사내이사에 선임‧재선임하는 안건도 오른다.

셀트리온은 26일 주총에서 창업주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대표이사·의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서 대표는 ‘통합 셀트리온’이 출범하면서 경영사업부 총괄 각자 대표로 선임됐다.

오너 3세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도 22일 열리는 정기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윤 대표는 지난 2013년 대표이사로 선임, 현재까지 일동제약을 이끌고 있다.

삼진제약은 22일 주총에서 오너일가인 조규형 부사장과 최지선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삼진제약은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이 1968년 공동 창업해 오랜 기간 공동경영 체제를 지속했다. 조규형 부사장은 조의환 회장의 차남이다. 최지선 부사장은 최승주 회장의 차녀다.

지난해에는 장남인 조규석 사장과 장녀 최지현 사장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번 주총을 통해 삼진제약 공동 창업주 자녀 4명이 모두 이사회에 합류한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