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벨바라페닙’, 엽상종양 대상 치료목적사용 승인

RAF‧RAS 억제제 계열 경구용 표적 항암제 후보물질
벨바라페닙 도입한 제넨텍, 병용요법 임상 1상 속도

한미약품 연구원이 후보물질 품질 연구를 하고 있다.(한미약품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미약품(128940)이 글로벌 제약사 제넨텍에 기술이전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벨바라페닙’이 치료목적사용 승인을 받았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벨바라페닙을 개인별 환자를 대상으로 악성 엽상종양 치료에 활용하기 위해 치료목적사용 허가를 받았다.

개인별 환자를 위한 치료목적사용 제도는 연구 중인 의약품이나 이미 허가를 받은 적응증 외에 다른 적응증에 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제도다. 의사의 판단에 따라 사용을 신청하고 식약처가 승인하면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다. 중대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투여하는데 있어서 위험보다 이익이 크다고 의사가 판단할 때 이용할 수 있다.

악성 엽상종양은 전체 유방암 중 1% 미만인 희귀한 암이다. 성장이 빠르고 크기가 크며 재발과 전이가 쉽다. 현재까지 수술 외에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벨바라페닙은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 중인 RAF·RAS 억제제 계열 경구용 표적 항암신약 후보물질이다. RAF와 RAS는 세포 내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활성화단백질 키나아제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RAS‧RAF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다양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벨바라페닙의 임상 1b상시험(HM-RAFI-103)의 일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133명의 환자 중 BRAF 융합‧삽입결손(fusion‧indel) 등의 변이가 확인된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환자 15명에 대한 코호트 분석 내용이다.

코호트 분석 내용에 따르면 환자 15명 중 10명에 대한 객관적반응률(ORR)은 67%를 나타냈다. ORR은 임상을 위해 정해둔 기간 동안 일정한 양의 종양이 감소한 환자 비율이다. 질병 조절률(DCR)은 93.3%, 반응지속시간(DOR) 중간값은 12개월,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간값은 13.7개월로 확인됐다.

벨바라페닙은 한미약품이 지난 2016년 9월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에 기술이전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기술이전으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8000만달러(약 1086억원)를 수령했다. 개발 단계별 기술료를 포함한 최대 계약금액은 9억1000만달러(약 1조2353억원)다.

제넨텍은 이전에 PD-1‧PD-L1 면역관문억제제로 치료를 받은 NRAS 변이 진행성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벨바라페닙 단독요법, ‘벨바라페닙+코비메티닙’ 병용요법, 벨바라페닙+코비메티닙+‘니볼루맙’ 3제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약동학 등을 평가하는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제넨텍이 이끌고 있는 벨바라페닙 연구는 지난 2021년 5월13일에 시작됐다. 목표연구완료일은 2024년 9월1일이다.

벨바라페닙은 로슈 핵심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2021년 1월부터 진행한 대규모 임상 연구 ‘태이피스티’(TAPISTY)에 같은해 5월 벨바라페닙을 포함시켰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