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제네릭 시장 진입 막고 신약 수명 늘리려 쓰는 '이 전략'

노보노 '위고비' 출시 후 후속 특허로 용법·용량 특허 포함
제네릭 개발 시 회피 어려워…국내 업체 특허 눈높이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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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신약의 독점적 판매를 유지하기 위해 후속 특허를 잇따라 출원해 특허권리의 존속기간을 연장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약 조성물의 용법과 용량에도 특허를 걸어 권리를 확대하는 추세다.

16일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발간한 '바이오-IP 이슈 페이퍼'에 따르면 신약 개발 회사들은 제네릭 제품이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 매출에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시차를 두고 제네릭의 시장 진입을 방어할 수 있는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사례를 살펴보면 최근 비만치료제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의 경우 시간을 두고 미국 의약품 특허목록에 총 6건의 특허를 등재했다. 물질 특허 2건, 조성물 특허 2건, 용법·용량 특허 1건이다.

가장 빨리 찾아오는 특허 만료일은 2026년 3월 20일이다. 하지만 노보노디스크는 물질 특허 출원 이후 3개의 후속 특허를 더 출원해 최대 2041년 2월 17일까지 위고비 제네릭의 미국 시장 진입을 막았다.

효능이 우수한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단계에서 물질특허를 출원하고,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단계에서 용법용량 특허를 출원하는 순서다. 이후 대량 생산을 위한 제형을 개발 하는 단계에서 조성물 또는 제형특허를 출원한다.

위고비 제네릭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 6개의 특허를 회피하거나 무효화해야 한다. 특히 이 중에서도 용법·용량 특허는 제네릭 개발 회사가 회피하기 어려운 특허 장애물로 꼽힌다.

실제 의약품의 허가과정에서 제네릭사가 오리지날 의약품의 용법·용량을 변경할 경우 제네릭 제품으로 인정 받을 수 없다. 더욱이 별도의 임상시험을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제네릭사는 용법용량 특허를 회피하기 어렵다.

줄기세포, 엑소좀 등의 내인성 물질과 같이 기술분야에 따라 물질특허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도 물질특허를 대신할 수 있는 강력한 특허로 용법·용량 특허를 고려할 수 있다.

최은선 최은선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글로벌 기술 이전을 목표로 하는 국내 바이오벤처는 눈높이 특허 전략을 가져야 한다"면서 "임상 단계에서 용량·용법에 대한 정보가 노출되지 않고 특허를 출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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