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만 먹는 강아지·고양이에게 영양제 따로 먹여야 할까

[사료백과] 전문가들, '영양 과잉' 경고
수의사 상담 통해 영양제 선택해야…품질검사 확인도

편집자주 ...반려동물이 가족으로 자리잡으면서 건강과 삶의 질을 좌우하는 사료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 퍼진 잘못된 정보와 전문가마다 다른 의견 등으로 인해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해피펫은 사료 선택에 도움을 드리고자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코너를 연재합니다. 국내외 사료 산업의 역사부터 관련 법규, 제품, 기업 정보 등 사료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반려동물에게 사료를 주식으로 먹일 때, 영양제를 따로 먹여야 할까. 전문가들은 이 경우 '영양과잉'을 우려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많은 보호자가 반려동물에게 영양제를 먹인다. 매일 같은 사료만 먹으면 충분한 영양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특정 성분이 질병 예방이나 완화 등에 도움을 주리라는 기대로 영양제를 먹이기도 한다.

반려동물에게 사료를 주식으로 먹일 때, 영양제를 따로 먹이는 게 좋을까.

7일 국내에서 반려동물 영양학 전문가로 활동하는 수의사 3명에게 의견을 들어봤다.

왕태미 한국·대만 펫펄스(Pet-pulse) 대표, 정설령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대표, 조우재 제일사료 수의영양연구소 연구소장은 한목소리로 "사료와 함께 따로 영양제를 먹이는 경우 '영양 과잉'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양 권고사항을 준수해 만든 건사료, 화식, 습식캔 등을 주식으로 먹이면서 다른 음식이나 영양제를 별 생각없이 먹였다가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비타민 D의 과다 섭취는 칼슘 흡수를 증가시켜 고칼슘혈증을 유발한다. 피부 영양제에 주로 들어있는 비타민 A는 과다 섭취 시 간독성을 일으킨다.

영양 권장량을 준수한 사료를 주식으로 먹인다면, 반려동물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반려동물 영양학 전문가들은 영양 권장량을 충족한 사료를 먹인다면 반려동물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반려동물 영양학계에서는 필수 영양소의 '최소 권장량'에 대한 연구를 오랜 기간 진행해 왔다. 그 결과물로 미국사료협회(AAFCO)나 유럽펫푸드산업연합(FEDIAF)이 '최소 권장량'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너무 많이 먹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최대 권장량'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다시 말해 영양 부족 문제는 최소 권장량을 준수해 만든 사료를 먹으면 해결할 수 있지만, 과다 혹은 중복 섭취로 인한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몸집이 작은 개와 고양이는 더 쉽게 과다 섭취할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왕태미 수의사는 "간식의 역할과 마찬가지로 영양제를 반려동물에게 먹이는 것은 사랑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양'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과잉 위험을 막으려면 영양제보다 식품 섭취로 각종 영양소를 보충할 것을 제안했다. 이때 반려동물에게 추가로 제공하는 천연 식품의 양은 하루 열량(칼로리)의 10%로 제한해야 한다. 그래야 주식으로 먹이는 사료가 지닌 필수 영양소의 균형을 파괴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료 제조 혹은 보관 과정에서 파괴되거나 함량이 낮아지는 영양소는 그 기능을 발휘하기 충분하지 않아 영양제로 먹이면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사료 외에 일부 영양제를 추가 급여하는 것은 질병 예방과 면역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적정량을 먹이는 경우에 한해서다.

정설령 수의사는 "오늘날 보호자들이 영양제를 먹일 때 기대하는 바는 건강 유지보다 '건강 증진'에 목적이 있다"면서 "사료 제조 혹은 보관 과정에서 파괴되거나 함량이 낮아지는 영양소는 그 기능을 발휘하기 충분하지 않아 영양제로 먹이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기능성 영양소인 오메가-3는 항염, 항산화, 혈류 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사료에 들어있어도 그 양이 결핍증을 막아주는 정도에 불과하거나 산패로 함량이 줄어들 수 있다. 유산군 역시 사료 제조 과정을 거치며 살아있는 균이 들어있다고 보기 힘들어 추가로 제공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영양제를 선택할 때는 객관적인 품질 검사를 거친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보호자가 직접 영양제를 만드는 회사에 제품이 어떤 원료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제품이 광고하는 내용의 근거가 무엇인지 자료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에는 반려동물 영양제를 별도로 관리하는 기준이나 법적 규정이 없다.

정설령 수의사는 "어떤 제조시설에서 만드는지, 동물의 질병과 영양학을 이해하는 전문가가 제품 개발에 참여했는지, 품질 관리 및 안전성 검사를 어떻게 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반려동물에게 영양제를 먹일 때는 과다 복용을 막기 위해 '안전 권장 용량'을 준수해야 한다.

조우재 수의사는 "각종 영양제를 한 번에 여러 개 먹이는 보호자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 영양제가 제 역할을 못 할 수 있다"며 "건강상 문제가 없는데 굳이 먹이기보다 건강검진을 통해 취약한 부분을 파악한 뒤 영양제를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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