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공개토론회 무산에 "의료현장 파탄 정부·여당 책임"

"정부·여당 진정성 없어…여야의정협의체 국민 기만"
민주당 "이주호·조규홍 장관 즉각 사퇴해야"

박형욱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장 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3일 "내년 초 대한의사협회 새 지도부가 선출된 후 여야의정협의체를 새롭게 출범할 것을 제안한다"며 사실상 공개 토론회 개최를 거부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의학교육과 의료현장 파탄의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일 의협 비대위와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민주당 소속 국회 김영호 교육위원장,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과 의정 갈등 해결을 논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비공개 토론 후 이들은 정부가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최대한 이른 시일에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개 토론회에 전공의, 의대생을 포함해 의대 교수, 학장, 교육부·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참석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날 권 원내대표가 공개 토론회 개최를 거부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의협 비대위는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의 노력으로 이주호 교육부 장관 및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24일 공개 토론회 개최에 합의하고 준비해 왔다"며 "그런데 오늘 돌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모두발언 외에 비공개로 하자며 공개 토론을 거부했다"고 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24일 공개토론회를 '의야정' 공개 토론이라며 거부했다"며 "이미 여당 주도로 여의정협의체가 운영됐으나 처참히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여당도 문제 해결에 대한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협의체는 알리바이용 협의체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던 국민의힘은 국회의 이런 노력을 '의야정'이라고 폄훼하고 오히려 문제 해결을 훼방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와 여당은 시급히 의학교육 파탄에 대한 대책을 내놓기를 바란다"며 "의협 비대위는 교육부 및 보건복지부와 국민의힘이 밀실에 숨어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앞으로 여야의정협의체에 참여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박 위원장은 "모여서 대화하는 건 필수다. 여러 가지 안이 나오는데 안철수 의원은 2025년을 말하면서 의지를 보이며 협의체 만들자고 하는 건데 반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해결 의지 없이 시간만 미루면서 협의체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협의하겠다는 진정성 있는 조치 없이 시간 끄는 건 무의미하고 기존 여의정협의체 반복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결의한 '2025년 의대 증원 강행 시 2026년 반드시 모집 중지'와 관련해, 모집 중지가 정원 0명을 뜻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집을 더 하면 교육 불능 상태에 빠진다. 2026년 정원은 일단은 정시가 끝날 때 다시 한번 입장 정리할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김영호 교육위원장과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 현장의 갈등을 해소할 최소한의 의지마저 보여주지 않는 두 장관은 더 이상 국민을 위한 공직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즉각 사퇴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