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희귀 뇌질환 '소뇌실조증' 치료 가능성 제시

김상룡 경북대 교수 연구팀, '소뇌실조증' 치료 효능 검증 성공
인체 유래 줄기세포 투여 후 신경영양인자 수준 정상 회복

(왼쪽부터) 김상룡 경북대학교 생명공학부 교수, 석경호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교수, 이호원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김경숙 코아스템켐온 이사 (보건산업진흥원 제공) 2024.12.23/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인체 유래 줄기세포가 유전성 소뇌실조증 동물모델의 손상된 조직 회복에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소뇌실조증(Cerebellar Ataxia)은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희귀 뇌질환이다. 소뇌 손상으로 근육운동이 불완전해, 정상적인 운동이 불가능해진다. 전 세계 소뇌실조증 환자는 263만명으로 정확한 발병원인과 발생과정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약물 치료가 시도되고는 있지만 아직 실효를 거둔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김상룡 경북대학교 생명공학부 교수, 석경호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교수, 이호원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와 코아스템켐온 공동 연구팀의 유기적 협력 연구를 통해 이와 같은 결과를 냈다고 23일 밝혔다.

해당 연구팀은 소뇌실조증 극복을 위한 치료 전략으로 인체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유전성 소뇌실조증 동물모델의 소뇌와 연수 사이에 있는 지주막하 공간(척수강) 안으로 투여해 치료 효과를 연구했다.

유전성 소뇌실조증 동물모델(Spinocerebellar Ataxia Type 2, SCA2)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을 재현한 것으로 소뇌와 뇌간의 신경세포 손상을 유발해 운동실조와 균형 장애를 일으킨다.

인체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는 뇌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항염증 능력과 신경보호인자 분비를 유도해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는다.

연구 결과, 인체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유전성 소뇌실조증 동물모델의 척수강 내로 투여한 것이 투여하지 않은 모델에 비해 소뇌 내 신경영양인자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특히 줄기세포를 투여하지 않은 모델에서는 신경영양인자의 수준이 정상 동물모델에 비해 약 절반 정도 감소했지만, 줄기세포를 투여한 경우 신경영양인자 수준이 정상 동물모델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존됐다. 인체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가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소뇌 기능 회복과 보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와 함께 동물모델의 소뇌에서 세포 성장과 염증 반응, 조직 재생 등을 조절하는 FSTL1 단백질 발현을 증가시켜 항염증 효과를 유도하고 신경세포 보존율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인체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투여받은 생쥐의 운동 능력을 평가한 결과, 손상된 신경 기능이 정상 수준의 운동 능력으로 돌아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김상룡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실효적 치료법이 없는 소뇌실조증에 대해 인체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의 활용이 중요한 방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연구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첨단의료기술개발사업과 공익적의료기술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세포 및 조직 공학 분야 우수 국제학술지인 Stem Cell Research & Therapy(스템셀 리서치&테라피)에 지난달 9일 게재됐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