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식품 다량 섭취 아동·청소년, 또래 비만 보다 지방간 위험 4배↑
국립보건연구원 "가정·학교서 함께 문제 해결해야"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비만 아동·청소년 중에서도 가당 음료, 즉석식품 같은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할수록 대사이상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국립보건연구원이 초가공식품 섭취가 비만 아동·청소년 대사이상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을 국내 최초로 규명한 연구 결과를 전문 학술지에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초가공식품(Ultra Processed Food, UPF)은 가당 음료, 즉석식품, 패스트푸드 등으로 식품의 보존성·맛·편의성을 위해 산업적인 공정을 거쳐 식품에서 추출되거나 합성된 물질을 함유하는 식품이다. 가공 과정에서 당·가공지방·염분 등이 많이 들어가며 비타민·섬유소 등 영양소는 부족하다고 알려졌으며 초가공식품 섭취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체질량지수(BMI) 85 백분위수 이상인 과체중 이상의 8~17세 비만 아동·청소년 중 149명을 대상으로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을 확인하고 초가공식품 섭취와 대사이상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비만 아동·청소년들은 하루 먹는 식품량의 20.4%, 하루 필요한 에너지 25.6%를 초가공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섭취 수준이 가장 높은 군의 경우 하루 식품량의 38.0%, 하루 에너지의 44.8%가 초가공식품이 차지했다.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을 3단계로 분류했을 때, 가장 높은 군은 가장 낮은 군에 비해 지방간 위험이 1.75배, 혈당 조절이 원활하지 못해 혈액에 인슐린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상태인 인슐린 저항성 위험이 2.44배 더 높았다. 특히 간지방이 10% 이상인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 위험은 4.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간질환(Metabolic 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은 비만, 혈당장애, 높은 혈압, 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 콜레스테롤 등 대사증후군 위험인자 5개 중 1개 이상을 가진 지방간 환자를 말한다.
또한 섭취하는 식품 중 초가공식품 비율이 10% 증가함에 따라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질환 유병 위험은 1.37배 증가하고 인슐린저항성 유병 위험은 1.3배 증가하는 것으로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한편 정확한 지방간 평가를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지방간을 측정했는데 참여자의 83%가 지방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경우는 62.8%로 비만 아동에서 지방간과 제2형 당뇨 위험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양 및 건강 분야 국제학술지(Nutrients) 온라인에 게재됐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비만 아동·청소년의 대사질환 유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초가공식품의 섭취에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아동·청소년의 초가공식품 섭취 감소를 위한 가정, 보육·교육시설 등의 문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r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