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위고비’ 원료, 알코올성 간질환 예방에도 효과 [헬스노트]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진,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 1만4730명 분석
간질환 발병률, GLP-1 처방군 12.0%…비처방군 21.0%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GLP-1RA)가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GLP-1RA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영국 가수 아델 등이 체중 감량 비결로 꼽은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등 비만치료제를 일컫는다.
21일 자예드 라시드 오하이오 주립대 웩스너 메디컬 센터 연구진은 지난 2013년부터 2020년 사이에 술 관련 간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1만 4730명을 대상으로 GLP-1RA 처방 여부, 간질환, 헌팅턴병 등의 발병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장기간 음주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 등을 뜻한다. 대개 증상은 나타나지 않으나, 상복부에 불편감을 느끼거나 피로를 느낄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금주이며, 약 4~6주간 술을 끊으면 증상이 호전된다.
조사 결과 환자의 2.2%(317명)가 GLP-1RA를 처방받았다. 환자의 32.0%(4717명)가 헌팅턴병을 앓았고, 15.9%(2345명)는 간문맥 고혈압을 진단받았으며, 3.8%(563명)는 간세포암을 진단받았다. 또 2.5%(374명)는 간이식을 받았다.
헌팅턴병 발병률을 비교한 결과 GLP-1RA를 처방받지 않은 환자는 32.2%, GLP-1RA를 처방받은 환자는 22.4%로 나타났다. 간세포암 또한 3.0%와 0.3%로 조사됐다.
다만 간문맥 고혈압은 GLP-1RA 처방군이 14.5%, 처방받지 않은 군이 16.0%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치가 나오지 않았다. 간이식 여부 또한 GLP-1RA 처방군이 1.3%, 처방받지 않은 군이 2.5%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치가 아니라고 봤다.
연구진은 이같은 결과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환자의 간질환 발병률은 GLP-1RA 처방군이 12.0%, 비처방군이 21.0%로 나타났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GLP-1RA는 알코올 관련 간질환 환자에게 간 보호 효과를 줄 수 있다"며 "의료기관과 정책 입안자는 약물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간학회지'(Liver International) 10월호에 게재됐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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