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써 12명 사망…추석 명절 '살인 진드기' 주의보

백신도 치료제도 없어 더 위험…지난해 치명률 20%
성묘·나들이 등 야외 활동시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둔 8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 평온의 숲에서 성묘객들이 가족의 묘를 찾아 성묘를 하고 있다. 2024.9.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나들이하기 좋은 가을철,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살인 진드기'에게 물려 발생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감염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FTS는 백신도, 치료제도 없어 감염되면 치명률이 20%에 달하는 공포의 감염병이기 때문이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발생한 SFTS 환자 수는 86명, 사망자는 12명으로 나타났다.

SFTS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된다. 이 진드기에게 물리면 발열, 피로감, 소화기계 증상, 근육통, 두통, 신경계 증상 등을 보이는데, 물린 후 5~14일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텃밭 작업이나 나들이 같은 일회성 야외활동을 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게 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발생한 환자들의 역학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추정 감염 위험 요인은 일시적 농림축산업 44건(43.6%), 직업적 농림축산업 26건(25.7%), 일시적 야외활동 22건(21.8%), 직업적 야외활동 4건(4.0%), 기타(동물노출력·의료행위) 3건(3.0%), 감염경로 불명 2건(2.0%) 등이다.

작은소피참진드기. (강릉시 보건소 제공) 2018.5.24/뉴스1 ⓒ News1 최석환 기자

문제는 SFTS는 치료제도, 백신도 없어 치명률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치명률은 19.2%, 2022년은 20.7%에 달했다. 10명 중 2명은 사망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SFTS로 사망한 60대 남성의 경우, 평소와 같이 농작업을 한 후 발열 및 근육통 등의 증상이 생겨 3일 뒤 병원에 입원했지만, 입원 3일 뒤 SFTS 양성 판정을 받고 병이 빠르게 악화해 이틀 뒤 사망하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SFTS를 유발하는 진드기에게 물려도 물린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올해 발생한 환자 86명 중 진드기 교상력이 확인된 환자는 36%에 불과했다. 나머지 64%는 진드기에게 물린 자국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지난해 역학조사한 SFTS 환자 183명 중 진드기에 물린 사실조차 알지 못한 환자는 72.7%(133명)에 이르렀다.

이에 방역당국은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성묘, 나들이 등 야외활동시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야외활동을 할 경우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복장을 갖추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며 "진드기가 붙어 있을 수 있는 야생동물과도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야외활동 후에는 샤워를 하면서 진드기에게 물렸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만약 의심 증상이 있다면 질병청 콜센터(☎1339)로 신고해 행동 요령을 안내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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