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약국 가보세요"…코로나 확산에 치료제 품귀 현상
코로나19 확산…60세 이상 고위험군 치료제도 부족
질병청 "6월 대비 7월 공급량 103배 늘려…1.5만명분 추가 배분"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잠잠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시 무섭게 기세를 떨치면서 코로나19 치료제도 곳곳에서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27일(30주)까지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수는 465명으로 전주(226명) 대비 2배 증가했다. 4주 전인 26주(63명) 때와 비교하면 무려 5.1배 폭증한 수치다.
이에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한해 처방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도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치료제가 부족해 보유하고 있는 약국을 찾아 다녀야 하는 실정"이라며 "그나마 수도권은 좀 나은 편인데 지방은 더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코로나 환자들이 제법 늘어나면서 여러 약국들에서 치료제가 부족하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게다가 코로나 치료제 같은 경우는 모두에게 돌아가는 게 아니라 60세 이상 등 고령자들에게 주로 처방되는데 그럼에도 현장에선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국들에서 좀 비축하고 있던 치료제도 유효기간이 지나고 해서 폐기도 되고 하다 보니 더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치료제는 일반의약품들과는 매입 방식이 다르다. 코로나19 치료제의 공급량은 전적으로 질병청에서 관리·통제한다.
약사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는 일반의약품처럼 약국이 주도적으로 수급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각 지역 보건소에 수량을 신청하면 그에 맞게 분배를 해준다"면서 "신청 물량을 또 다 받는 것도 아니다 보니 약국들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는 담당 약국이 질병청에 수요를 신청하면 질병청이 화요일 공급량을 결정하고, 약국은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약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질병청은 수요량 변화에 따른 유동적인 대응을 위해 다음주부터 공급 주기를 2회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약국이 금~월요일에 1차 신청을 하면 수~목요일에 약을 수령하고, 화~목요일에 2차 신청을 하면 차주 월요일까지 약을 받는 시스템이다.
이미 7월부터 공급 물량도 크게 늘렸다. 질병청에 따르면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베클루리(주사제)의 최근 3개월간 공급량은 5월 1812개, 6월 737개, 7월 7만6043개로 나타났다.
7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달인 6월 대비 공급량이 103배 늘어난 것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오늘 각 보건소들에 긴급 물량 1만5000명분을 추가로 배분했다"면서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의 유행을 대응하기 위해 추가로 치료제를 더 사올 계획이다. 관련 예산도 확보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일부 지역에서 일시적 부족 현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재고가 동났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치료제가 부족하지 않도록 실시간 사용량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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