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물리지 마세요"…서울 양천구·강서구 '말라리아 경보'
전국에 작년 대비 1주 빠른 말라리아 주의보
매개모기지수 2배 이상 급증…환자는 20.4% 감소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때이른 말라리아 주의보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되면서 수도권 시민들이 '모기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서구에서 말라리아 환자 2명이 발생하면서 시는 지난 22일 강서구에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했다. 지난 9일 양천구에 이어 서울시내에 내려진 두 번째 말라리아 경보다.
말라리아는 제3급 법정 감염병으로 모기에게 물리는 것으로 감염·전파된다. 감염되고 12~18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구토, 두통, 발열과 오한 등의 증상이 48시간을 주기로 나타났다가 호전되기를 반복한다. 발열 이외에도 빈혈, 혈소판 감소, 비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올해는 이른 더위로 지난 6월 18일 전국에 말라리아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는 전년 대비 1주 이른 발령이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지난 6월 2~8일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등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 매개모기 밀도 감시 결과 강화군, 파주시, 철원군에서 하루 평균 모기 지수가 0.5를 넘어 말라리아 주의보 발령 기준을 충족했다"며 "당시 말라리아 위험지역의 최고 기온(27.3도)이 평년 및 전년 대비 약 2도 높아져 모기의 활동이 다소 빨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라리아 주의보는 매개모기 일평균 개체 수가 0.5 이상인 시‧군‧구가 3곳 이상인 경우 내려지고, 말라리아 경보는 주의보가 내려진 후 △첫 군집사례 발생 △매개모기 일평균 개체 수가 동일 시‧군‧구에서 2주 연속 5.0 이상 △채집된 모기로부터 말라리아 원충 검출 등 세 가지 조건 중 한 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발령된다.
특히 올해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매개모기 개체 수가 평년에 비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매개모기지수(하룻밤에 한 대의 채집기에 채집된 모기의 평균 수)는 평균 18.2 개체로 말라리아 환자 수가 치솟았던 전년(8.4 개체) 대비 9.8 개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환자 발생은 지난해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올 들어서부터 지난 13일까지 말라리아 환자는 총 292명으로 전년 동기간(367명) 대비 20.4% 감소했다.
더불어 그나마 다행인 건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 말라리아로 제대로 치료받으면 치명률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해외 열대 지역에서 유행 중인 열대열 말라리아는 치명률이 10%에 이른다.
의정부성모병원 감염내과 김양리 교수는 "삼일열 말라리아와 해외에서 감염된 열대열 말라리아의 치료약제는 다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클로르퀸, 프리마퀸과 같은 항말라리아제로 치료한다"며 "재발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치료제 복용을 완료해야 하고 재감염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동남아시아, 중동, 중부아프리카, 중남미 등 말라리아 위험 지역을 여행할 때에는 예방적으로 항말라리아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아직 말라리아 백신은 없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라며 "모기가 활동하는 야간에는 외출을 가능한 삼가고 외출 시 긴 소매의 상의와 긴 바지를 착용하여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모기 기피제를 몸에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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