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전공의 구제 '환영'…"외국의사 투입 방안 마련해야"

"집단행동 면죄부 주는 나쁜 선례 우려…전공의 복귀해야"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동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외래진료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2024.6.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모든 전공의의 복귀 여부와는 상관없이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9월 수련에 응시할 수 있게 하는 등 '수련 특례'를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가운데 환자단체가 환영의 뜻을 밝히고 나섰다.

그러면서도 전공의가 많이 돌아오지 않을 것에 대비해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를 즉각 투입하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요구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8일 '정부의 전공의 구제 방안 발표에 대한 논평'을 내고 "정부가 전공의 복귀를 유인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한 것은 고육지책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며 "전공의 처우에 관한 제안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한국폐암환우회, 한국루게릭연맹회, 한국췌장암환우회, 한국식도암환우회 등 중증질환자 단체 6곳이 모인 연합 단체다.

다만 연합회는 "그럼에도 중증질환 의료현장에 전공의들이 100% 복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라며 "따라서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위한 노력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부족한 전공의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연합회는 "전공의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곳은 수술실의 마취과"라면서 "이 분야는 환자와 직접 대면진료를 하지 않아도 가능한 분야이므로 마취과 의사들의 부족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연합회는 "국내에는 이미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외국의사면허 소지자들이 있다"며 정부에 △외국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수술실 마취과 분야 개방 △외국 의사 면허소지자 중 언어 문제가 해결된 경우(1차시험 언어시험으로 대체) 즉각 수련병원에 투입하는 방안 강구 등 두 가지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합회는 "외국의사면허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들이 수련병원 교수 지시를 받아 일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공의들보다 나은 진료도 가능하다"며 "향후 이들의 한국의사면허 자격시험은 국내 의대생들과 똑같이 한 차례 국가시험으로 치러 국내 의사카르텔을 혁파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결정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지만, 수련체계의 연속성 등 환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일 수 있다는 것 역시 인정한다"고 밝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건선협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한국PROS환자단체 등 환자 단체 9곳이 모인 연합 단체다.

이들은 "전공의 부재로 인해 수련병원인 서울 빅5 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의 혼란과 이에 따른 진료 차질 등 환자 피해가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공의 복귀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와 같은 전공의 복귀 대책은 이례적인 결정인 만큼 전공의가 신속히 의료현장에 복귀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합회는 정부와 국회에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