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진료 재조정' 첫 날…"외래진료·수술건수 유지"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 "정부가 초래한 국가 비상 상황"
노조 "휴진하는 교수 10명 안팎…영향 거의 없어"

의대 증원 문제를 놓고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7.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4일부터 진료 축소 등 재조정에 들어간 첫 날 의료현장은 큰 혼란 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이날부터 중증·응급·희귀난치질환자를 중심으로 자율적인 진료 재조정에 돌입했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전날(3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초래한 국가 비상 상황에서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중증·응급 질환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강도 높은 근로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의료붕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4일부터 한국 의료가 정상화될 때까지 경증질환자는 1·2차 병원으로 회송하고 단순 추적관찰 환자와 지역의료가 담당할 환자 진료는 불가피하게 축소한다"고 설명했다.

비대위 자체 집계 결과, 이날 주요 수술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9%, 지난주보다 29% 각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래 진료는 작년 동기 대비 30.5%, 전주보다 17.2% 줄고 신규환자 진료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1%, 전주보다 16.5%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병원 측은 진료 재조정 전과 비교했을 때 외래 진료, 수술 건수는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외래진료를 1만명 정도 보고 있으며, 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는 상황이다"며 "진료 감소율 또한 직전 주 대비 크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

병원 노조 측도 진료재조정에 참여하는 인원 수 자체가 작기 때문에, 진료에는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 관계자는 "외부에서 걱정하는 것 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며 "(오늘 진료 예정이었던 교수들 중) 참여하는 인원이 10명 안팎으로 파악되고 있어서, 영향이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당초 비대위는 이날부터 휴진을 하기로 했지만, 진료를 재조정하는 것으로 대정부 투쟁 방향을 바꿨다. 비대위는 "환자들께 송구하나 정부의 폭력적인 의료정책 추진에 의해 촉발된 의료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이미 진단된 질환의 2차 소견이나 지역에서 치료할 질환에 대해서는 가급적 외래진료를 예약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비대위는 정부에 "암 환자와 중증 응급질환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정상적 의료상황과 비교한 통계를 발표하라"면서 "상급종합병원 중복진료를 금지하고 이미 시작된 지방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발표한 정책과 예산을 즉시 투입해달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정부는 책임 있는 자세로 전공의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고 신뢰를 회복하라"며 "정부가 변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최고 수준 의료 지표들은 곤두박질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