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의료계 '닷새 뒤집기' 총력전
이번주 의대 증원 절차 마무리…31일 모집요강 발표 마침표
의료계, 기자회견 등 분주…"실낱같은 희망으로 마지막 몸부림"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이번주 의대 증원 마무리 절차만 남겨놓은 가운데 의료계가 막판 총력에 돌입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서서 "대입 시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마지막 매듭짓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의료계가 바라는 반전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27일 정부 등에 따르면 2025학년도 의과대학 모집 정원에 대한 심의 결과를 오는 30일 발표한다. 또 다음날인 31일 대학별 모집요강까지 발표하면 의대 증원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다.
앞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 24일 대학입학전형위원회에서 의대 정원이 늘어난 31개 대학의 내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심의·의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내년도 의과대학 모집 정원은 기존 3058명에서 1509명이 늘어난 4567명으로 확정됐다. 마지막 절차를 남겨두긴 했지만 사실상 정원이 확정된 셈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며 막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를 비롯해 각 의과대학의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등은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자료 배포, 기자회견, 심포지엄, 보고서 공개 등을 통해 여전히 의대 증원 철회를 외치고 있다.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남은 데다 대학별 모집요강 발표도 이뤄지지 않아 아직 희망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날도 의협과 전의교협은 '의학교육 파국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총장들에게 대법원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입시 요강 발표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전의교협은 이번에 의대 증원이 되는 32개 대학 총장들을 향해 "이미 지난해 5월 확정 발표했던 2025학년도 대학 입시요강의 수정 발표를 지금 당장 중지해달라"고 요구하는 동시에 대법원에는 "복지부와 교육부에 '입시요강 발표 등의 행정절차를 중지하고 대법원 재판에 즉시 협조하라'는 소송 지휘권을 발동해달라"고 요구했다.
전의교협은 전날에도 '기초 의학교육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향후 기초의학 교수를 추가로 임용해야 하지만 교원 수급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수요를 맞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의교협은 "기초의학 교수는 향후 5년 이내 229명이 퇴직할 예정인데 현재 대학원에서 기초의학을 전공하고 있는 의사는 104명이고 학년당 평균 26명"이라며 "평년 채용 인원 40명에 증원된 30개 대학에 의사과학자 5명씩을 충원하려면 총 190명의 의사과학자가 필요하다. 2025년에 190명의 의사과학자는 하늘에서 떨어지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 비대위는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실 레드팀께, 의료개혁 이대로 좋습니까'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연다. 레드팀은 쉽게 말해 대통령에 쓴소리를 전하는 팀을 말한다.
30일엔 의협이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한민국 정부 한국 의료 사망선고의 날’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하지만 실낱같은 희망으로 총력전을 펼치는 의료계와는 달리 정부는 잰걸음으로 증원 절차를 마무리 짓고 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부에 대입 시행 준비와 원활한 교육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보건복지부에는 비상진료체계 유지와 전공의들이 무사히 수련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대통령께서 향후 의료개혁 추진을 위해 각 부처에 필요한 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해달라고 당부하셨다"며 "앞으로 정부는 중대본을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힘을 모아 대통령께서 당부하신 사항들을 충실히 이행해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 복지부는 여전히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전공의들의 맘을 돌리기 위한 방편으로 지난 24일 수련병원 원장들에게 공문을 보내 "소속 전공의를 상담하고 병원 복귀 의사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 의대 교수는 "아무리 상담을 하고 돌아오라고 메아리쳐도 지금 이 상태로는 전공의들은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의료계가 마지막 몸부림을 치는 것은 결과가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에, 이렇게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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