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진짜 엔데믹'… 코로나19, 4년 3개월 만에 마침표

위기경보 '경계→관심' 두 단계 낮춰…자율적 방역 실천으로 전환
격리지원금에만 약 4조원…"한국 코로나19 대응 모범사례로 평가"

지난 1월 대구 달서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지난 연말 운영이 종료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2024.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중국 우한시에서 정체불명 폐렴으로 보고된 이후 전 세계 700만 명, 우리나라 3만 5000여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호흡기 감염병 코로나19가 4년 3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2020년 1월 20일 한국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백신도, 치료제도, 지금까지 본 적도 없던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와 벌여오던 사투를 약 4년 만에 끝내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19일 오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를 열고 다음달 1일부터 코로나19 위기단계를 '경계'에서 '관심'으로 낮추고, 방역조치에 대한 법적 의무를 모두 해제해 자율적 방역 실천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위기단계는 심각→경계→주의→관심 단계로 나뉘는데, 방역당국은 2020년 1월 코로나19 국내 첫 번째 확진자가 확인됐을 때 '주의'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한 2월 '심각' 단계로 위기 단계를 올린 바 있다.

이후 지난해 5월 위기단계를 '경계'로 하향 조정하고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선언을 한 바 있지만 병원급 의료기관 등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완전한 엔데믹'까진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약 1년 만에 가장 낮은 위기단계인 '관심'으로 하향한 것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이날 중수본 회의에 앞서 "지난 2020년 1월 중수본이 구성된 이후 4년 3개월간의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회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에 확진자의 '5일 격리' 권고 기준이 '주요 증상이 호전된 후 24시간 경과 시까지'로 달라지고, 병원급 의료기관 및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에서 의무적으로 해야 했던 마스크 착용도 권고로 전환된다.

방역당국은 2020년 1월부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 범부처 대응체계를 구성해 지금까지 900여건이 넘는 회의를 이어왔다.

이를 통해 2020년 10월부터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 선제검사를 도입했고, 약 4172만 건의 검사로 양성자 18만 2620명의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

또 방역당국은 국민들의 부담 경감을 위해 약 4년간 PCR 검사비 5조 1107억 원, 2200만 명에게 입원 치료비 1조 1000억 원을 지원했다.

국민들의 격리 참여에 따른 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격리지원금도 지급됐다. 생활지원비에만 약 3조 6000억 원, 유급휴가비로는 6000억 원가량이 지급됐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먹는 치료제의 경우 확보된 272만여 분 중 221만여 건의 처방이 이뤄졌다. 60세 이상 환자군에서 추정 처방률은 2022년 12.3%에서 지난해 7월 50.6%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2021년 2월부터 시행된 코로나19 예방접종은 2023년 7월 3주까지 약 2년 5개월간 15만여명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방역 당국의 대응 역량도 끌어올렸다.

2020년 2월 검사기관 66개소, 일일 최대 검사역량 2만 건이었던 검사역량이 지난해 1월 기준 검사기관 333개소, 일일 최대 검사역량 85만 건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대비 약 40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역학조사관은 코로나19 초기인 2019년 86명에서 지난해 607명으로 7배 이상 늘었다. 검역관은 5년간 15% 증가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 등 해외에서는 우리나라를 코로나19 대응 모범사례로 평가한다"며 "경제 회복 부문에서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한국의 실질 GDP 증가율은 5.9%로 OECD 회원국(5.1%), G7 국가(4%)에 비해 높은 성장폭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위기단계가 '관심' 단계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방역당국이 다양한 노력과 지원책을 아끼지 않은 결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도 국민들이 코로나19로부터 완전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방역상황을 지속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또 여러 전문가들이 가까운 미래에 또다른 팬데믹이 다시 올 것을 경고하고 있는 만큼 관계 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미래를 대비할 방침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지난해 12월 설립한 '글로벌보건안보(GHS) 조정사무소'를 통해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선도 국가로서 감염병 위기대응의 국제적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