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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흉물 충일여고, 우범화 우려로 대책 절실

폐교 후 귀신체험 유명세, 현실은 위험투성이

(대전·충남=뉴스1) 유진희 기자 | 2012-08-14 06:57 송고
충일여고로 향하는 뒷길에는 경찰순찰강화구역이라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경찰관계자는 "귀신체험으로 사람들의 방문이 잦아지면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현수막 설치배경을 설명했다.© News1 유진희 기자


충일여고가 폐교된지 17년 째 흉물로 방치되면서 도심 우범지대화돼가고 있어 지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곳은 이미 몇 개 방송에 '귀신이 사는 건물'로 소개되면서 '여고괴담'의 진앙지가 돼 공포의 대상으로 변질됐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고작 경찰의 출입금지 경고문과 순찰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곳은 호기심 많은 청소년층에 이미 “대전에 있는 충일여고에 젊은 친구들이 귀신체험 하러 많이 다닌다더라”라는 소문이 돌고 있고, 전국의 심령동호회, 사진동호회, 무속인 등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자칫 강력사건 발생 등 우범화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한쪽건물에서 바라본 충일여고 교사. 깨진 유리창이 위험해 보인다. © News1 유진희 기자

본사 취재진이 이 곳을 찾은 지난 10일, 오후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실내는 2~3m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두웠고, 건물 내부가 온통 그을림과 깨진 유리파편으로 불안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ㄱ자 구조의 5층 건물은 한쪽에만 30여개의 교실이 있을 정도의 엄청난 크기로, 교사 전체가 어둠과 적막에 묻혀져 있고 모든 유리창이 깨어진 흉물로 보기에도 공포감이 엄습했다.

또 건물 입구가 막혀있음에도 뒷길로 돌아가면 교사에 진입할 수 있어 위험요인을 노출한 상태이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습한 곰팡이와 그으름 냄새가 코를 찌르고, 유리파편과 각종 쓰레기들이 온통 바닥을 뒤덮고 있는 등 한 눈에도 사람들의 출입 흔적을 발견할 수 있어 우범화에 대한 우려를 낳게 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복도. 깨진 유리와 각종 물품으로 인해 자칫 넘어지면 큰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었다. © News1 유진희 기자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수많은 교실들은 서로 다른 괴이한 분위기로 조성돼 있다. 한 교실은 전체가 불에 그을려 있기도 하고, 흉칙한 낙서들과 학교물품들이 나뒹구는가 하면 공포스런 벽화와 혐오스런 부적 및 걸게들이 흉물스럽게 걸려 있는 등 이 곳이 귀신체험으로 유명해진 곳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그러나 사방이 깨진 유리파편이고 창문마다 뽀족하게 깨진 유리조각이 남아 있는가 하면 각 층을 오르내리는 계단은 끝부분이 모두 부서져 있어 자칫 낙상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또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의자나 소방용 호스 등 건물전체가 위험요인으로 방치돼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인근 주민 김모씨(53. 대전시 서구 관저동)는 "가장 위험한 것은 오래된 건물 그 자체다. 오랫동안 관리가 되지 낡은 건물이고, 여러 사람들이 불장난을 하거나 벽, 천장, 교실바닥을 부쉈기 때문에 붕괴의 위험도 있다"고 말하고 "언제 무슨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흉물이 도심에 방치되고 있는 것이 의아스럽다"며 관계 기관의 신속한 대책을 촉구했다.

둔산경찰서 관계자는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귀신체험을 한다면서 찾아오고 있어 특별순찰구역으로 정해놓고 관리하고 있다”라며, “오래되고 전기도 없는 곳이라 밤에는 위험해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자주 순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충일여고는 충남방적이 운영되던 시절, 이 공장에서 일하던 여직공들을 위해 지난 1970년에 설립돼 1996년까지 수만 명의 학생들이 거쳐갔다.

하지만 충남방적이 경영상의 문제를 겪으면서 현재 (주)SG충남방적이 본사를 대전에서 논산으로 옮기는 과정을 거치며 17년째 폐교로 방치되고 있어 다양한 괴담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옥상도 개방된 상태여서 추락의 위험성도 보인다.© News1 유진희 기자


jinyl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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