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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제주 해저고속철 추진 '난항'…국토부 용역 "경제성 없다"

호남고속철 광주~목포 노선 결정에도 악영향…전남도 '촉각'

(무안=뉴스1) 고영봉 기자 | 2012-07-09 05:48 송고
전남~제주 간 해저고속철도 노선도© News1


전남~제주 간 해저고속철도 건설 사업이 예상보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빠른 시일 내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남~제주 간 해저고속철 연결을 전제로 긍정적으로 검토돼온 호남고속철도 광주~목포 간 노선의 '무안공항 경유, 신선 건설'에도 미묘한 파장이 예상된다.

9일 공개된 국토해양부의 '호남∼제주 해저고속철도 타당성 용역 결과'에 따르면 해저고속철의 최적 노선으로 목포~해남~보길도~추자도~화도~제주 간 171㎞(육상 82㎞, 해상 89㎞)가 꼽혔다.

사업비는 육상과 해상의 고속철 시속을 350㎞로 할 경우 20조813억원, 해상 구간 시속을 200㎞로 하면 17조674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사업 기간은 기본계획 및 기본설계 2년, 실시설계 2년, 공사 기간 9.5년, 시운전 6개월 등 총 14년이 소요된다.
해저고속철이 완공되면(시속 300㎞) 서울∼제주 2시간18분, 광주∼제주 54분, 목포∼제주 41분, 해남∼제주 31분에 주파가 가능하며, 2036년 기준으로 제주관광객 2170만명 중 58~61%(1258~1322만명)가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경제성은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 비용대비 편익 비율(B/C) 분석 결과 0.71∼0.78로 경제적 타당성 기준치인 1을 크게 밑돈 것이다.

여기에 89㎞의 해저터널 공사에 따른 기술적인 어려움도 과제로 제시돼, 전남~제주 간 해저고속철도 건설 사업을 단기간 내에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된다.

실제로 국토부는 이번 용역 결과를 근거로 최근 전남도가 요청한 내년도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 예산 100억원을 반영하지 않았다.

이번 용역은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이 공동으로 맡아 실시했다. 당초 이번 용역은 2011년 8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그해 연말까지로 연장됐고, 그 뒤로도 결과 발표가 하염없이 미뤄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각종 억측을 불렀다.

국토해양부 측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전남~제주 간 해저고속철 사업에 부쩍 관심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정치 쟁점화'를 우려해 발표를 미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용역 결과 공개로 해저고속철도 건설 사업 추진에 일단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호남고속철도 2단계 광주~목포 간 노선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그동안 호남고속철 2단계 노선으로 '나주역을 경유하고 함평에서 무안공항까지 지선으로 연결'하되 기존 노선을 활용하는 입장을 견지,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고속신선 건설을 주장하는 전남도와 마찰을 빚어왔다.

정부는 그러나 최근 전남~제주 간 해저고속철 연결을 전제로 전남도 안에 공감을 표시하는 등 변화된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예컨대 전남~제주 간 해저고속철이 호남고속철과 연결될 경우 기존 노선보다는 무안공항 경유 신설 노선의 활용도가 훨씬 높고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데 정부도 공감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남~제주 간 해저고속철 건설 사업 추진이 낮은 경제성 등으로 인해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경우, 호남고속철 2단계 노선 역시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고속신선 건설'이라는 전남도안의 관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해저고속철의 경우 어차피 장기프로젝트라 추진이 다소 늦어진다고 해서 호남고속철 2단계 노선까지 영향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남~제주 간 해저고속철 사업 관련, "2008년 한국교통연구원의 B/C 분석 결과는 1.02였는데 이번 분석에서 갑자기 1이하로 나와 당황스럽다"며 "해저고속철 사업은 단순한 경제성 평가보다는 국가균형발전 등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pck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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