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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민해방군가' 작곡 정율성 흉상 화순 능주초서 철거

'교장이 국정감사까지 출석' 등 이념 논란 골머리 앓다
능주초 지난해 9월 화순군에 철거 요청한 지 8개월만에

(화순=뉴스1) 서충섭 기자 | 2024-05-09 12:36 송고 | 2024-05-09 14:14 최종수정
화순 능주초등학교 정율성 벽화와 흉상. 2023.10.13/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화순 능주초등학교 정율성 벽화와 흉상. 2023.10.13/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독립운동 이력과 중국 공산당 활동이 엇갈리며 논란이 제기된 광주 출신 작곡가 정율성(1914~1976) 흉상이 철거됐다.

9일 전남 화순군과 능주초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능주초 교정의 정율성 흉상과 기념교실이 철거됐다.
능주초 총동문회와 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회 등은 지난 3월 조속한 철거를 화순군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순군은 이에 흉상과 기념교실을 철거하고, 학교 외벽 벽화는 관련 계획이 수립되는 대로 처리할 예정이다.

현재 전시가 중단된 화순의 정율성 초가집도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능주초가 화순군에 정율성 시설을 철거해달라고 최초 요청한 지 8개월 만이다.

당시 능주초는 '정율성 흉상과 벽화 등 시설로 인해 비방적이고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는 민원인 전화가 잇따르면서 교육활동 침해가 우려된다'면서 정율성 시설을 설치한 화순군에 공문을 보냈다.

화순군이 별다른 회신을 않자 능주초는 재차 공문을 보내 "학교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으니 조속히 회신해 달라"고 재촉했다.

실제로 능주초 서모 교장은 9월11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화순군에 정율성 시설 철거를 요구했고, 철거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답했다.

능주초 정율성 흉상은 2008년 능주초 100주년을 맞아 당시 구충곤 화순군수 등의 주도로 세워졌다. 2017년에는 기념 교실과 벽화도 조성되며 관광명소화됐다.

정율성이 1923년까지 능주초를 다녔다는 인연을 내세웠다.

구충곤 전 화순군수 등 화순군 관계자들이 2017년 1월19일 능주초의 정율성 벽화와 흉상을 둘러보고 있다.(화순군 제공)2023.10.12./뉴스1
구충곤 전 화순군수 등 화순군 관계자들이 2017년 1월19일 능주초의 정율성 벽화와 흉상을 둘러보고 있다.(화순군 제공)2023.10.12./뉴스1

한·중 관계가 우호적일 당시에는 능주 주자묘를 찾은 중국 관광객들이 정율성 관련 시설도 함께 찾았다. 정율성은 중국 인민해방군 군가를 작곡하면서 중국 3대 음악가로 꼽힌다.

그러나 박민식 당시 보훈부 장관이 광주시의 정율성 기념사업을 문제삼으면서 능주초로 불똥이 튀었다.

학교로 '빨갱이', '공산당', '홍어'라며 다짜고짜 항의하는 전화가 빗발치면서 업무가 마비됐다.

국가보훈부도 지난해 10월 광주시와 화순군에 정율성 관련 사업 중단을 권고하면서 화순에서 정율성 시설은 사라지게 됐다.

광주시 등 지자체들도 정율성 관련 사업을 일부 수정하거나 축소하는 등 정율성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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