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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역전' 꿈꾸며 즉석복권 50장 훔쳤지만…손목엔 '은팔찌'만

복권 50장 모두 '꽝"…재판부, 징역 1년·8개월 선고[사건의재구성]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2024-04-25 06:00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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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확천금의 꿈은 달콤했다. 1등 당첨금 5억. 상상만으로도 미소가 절로 새어 나오는 숫자였다. 인생을 뒤바꿀 기회를 손에 쥘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같이 해보자. 되기만 하면 대박이라니까." 평소 알고 지내던 형인 A 씨(23)가 B 씨(22)를 '인생 역전'의 기회로 유혹했다. 그렇게 이들은 복권방을 타깃으로 정했다.
지난해 10월 3일. 이들은 야심한 새벽을 틈타 서울 동작구의 한 복권판매점으로 향했다. 손에는 '빠루'(쇠 지렛대)를 든 채였다. 복권방 뒷문에 도착한 이들은 잠겨있던 문을 연장으로 뜯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눈에 보이는 건 일단 쓸어 담았다. 즉석복권 '스피또' 50장과 현금 200여만 원을 훔쳐 나왔다.

하지만 확률의 세계는 냉혹했다. "낙첨, 낙첨, 낙첨..." 가게에서 빠져나와 즉석복권 50장을 모두 긁어봤지만 한 장도 빠짐없이 '꽝'이었다. 그렇게 이들이 노렸던 일확천금의 꿈은 일장춘몽으로 끝났다. 한바탕 꿈을 꾸고 난 뒤 남은 건 법의 심판뿐이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정우용 판사는 지난 24일 특수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게 각각 징역 10개월과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에게는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사회봉사, B 씨에게는 4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정 판사는 "야간에 건물을 손괴하고 들어간 뒤 합동해 재물을 절취한 사건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특히 A 씨의 경우에는 B 씨를 범행에 끌어들인 데다, 소년범 송치 전력도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B 씨의 경우 범죄 전력이 없다"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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