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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창 "드라마 보며 한국어 공부, 최애는 '달의 연인'" [물 건너온 아이돌]③

원팩트·B.D.U 멤버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24-04-22 06:30 송고
편집자주 요즘 K팝 아이돌 그룹에서 외국인 멤버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니, K팝 그룹들이 이젠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하면서 이른바 '바다 건너온' 멤버들은 팀 구성의 '필수 조건'이 됐을 정도죠. 성공의 꿈을 안고 낯선 한국 땅을 찾은 외국인 멤버들은 과연 어떤 즐거움과 고민 속에 현재를 지내고 있을까요? [물 건너온 아이돌] 코너를 통해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가수 제이창 © News1 김진환 기자
가수 제이창 © News1 김진환 기자

"국밥, 곱창, 비빔냉면, 차돌 된장찌개 다 좋아해요."

[물 건너온 아이돌] 두 번째 주자인 그룹 원팩트 및 B.D.U의 멤버 제이창(23)과의 대화는 흥미로웠다. 그는 다소 서툰 한국어 실력에도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려 노력했고, 때론 전혀 예상치 못한 단어를 사용해 모두를 웃게 했다. 그러면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온 과정을 풀어놓을 때는 진지한 면모가 돋보였다. 연고 없는 타국에서 열심히 살아온 제이창의 단단함이 대화에 묻어났다.

제이창은 미국 뉴저지 출신으로 아버지는 헝가리와 아일랜드 혼혈이며, 어머니는 필리핀과 중국 혈통이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불타오르네' 무대 영상을 보고 K팝 아이돌의 매력에 푹 빠졌다. 춤과 노래 모두 뛰어난 실력을 갖춘 멤버들을 본 제이창 역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하는 '올라운더'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아우를 수 있는 'K팝 가수'를 꿈꾸게 됐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로 MBC 아이돌 서바이벌 '언더나인틴'에 출연했던 제이창은 아직 준비가 완벽하게 되진 않은 탓에 일찍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잠시 아이돌을 포기할 생각도 했다고. 하지만 그는 곧 다시 꿈을 키워갔고, 지난해 엠넷 보이그룹 서바이벌 '보이즈 플래닛'에 출연해 10등이라는 성적을 얻으며 실력과 매력을 인정받았다. 그 후 아이돌그룹 원팩트로 데뷔하며 6년 만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제이창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엠넷 보컬 서바이벌 '빌드업'에 출연해 보컬리스트로서 가창력을 뽐냈고, 최종 4인에 선정돼 프로젝트 그룹 B.D.U로도 활동하게 됐다. 그간의 노력이 꽃을 피운 것이다.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상태로 우리나라에 온 제이창은 초반엔 소통의 어려움도 겪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고, 연습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실전에 부딪히며 언어를 익힌 그다.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단련한 것. 또한 한국 문화에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는 제이창은 이곳에도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많이 생겼다며 한국 생활이 좋다고 말했다.

시련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며, 꿈을 위해 스스로를 담금질해 여기까지 온 제이창에게선 건강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물 건너온' 미국의 아이돌 제이창과 마주 앉았다.
가수 제이창 © News1 김진환 기자
가수 제이창 © News1 김진환 기자

<【물 건너온 아이돌】 제이창 편 ②에 이어>

-한국어 공부는 어떻게 했나요.

▶'언더나인틴' 때 한국에 온 뒤부터 공부를 시작했어요. 개인 공부를 하다가 대화를 할 수 있을 만큼 배우고 나서는 연습생 친구들이랑 대화를 많이 하려고 했어요. 드라마도 많이 봤는데 '달의 연인'이 '최애' 드라마예요.(웃음) '도깨비'랑 '태양의 후예'도 보고요. 그런데 드라마보다는 그냥 대화하는 걸로 많이 느는 것 같아요. 중간에 미국 가면서 조금 까먹었다가 '보이즈 플래닛'을 하면서 제일 많이 늘었죠. 그 후에 개인 레슨도 했고요. 아직 많이 부족해요.

-직접 작사, 작곡도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한국어로 작사한 곡도 있나요.

▶시도해 본 적은 있는데 제가 기준이 좀 높아서 아직 자신 있게 보여드릴 수 있는 건 없어요. 한국어가 좀 더 늘어서 그 정도가 됐으면 좋겠어요.

-한국에 온 뒤에 미국과의 문화 차이를 느낀 부분도 있을 듯해요.

▶배달 문화! 미국에서 배달시켜 먹는 건 피자 정도인데, 한국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늦은 시간까지 배달시킬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너무 편해요.(웃음) 또 미국에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무조건 같이 있는데, 한국은 건조기가 없는 집도 많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차이를 느꼈어요.

-한국 음식은 입에 잘 맞았나요.

▶저희 어머니가 한국 음식을 너무 좋아하셔서 어렸을 때부터 불고기, 떡국을 먹었어요. 한국에 온 뒤에는 더 다양한 메뉴가 있어서 다 먹어봤죠. 국밥이나 곱창, 비빔냉면, 차돌 된장찌개 다 좋아해요. 그러다 미국 음식이 그리워지면 피자를 먹고요.(미소) 그런데 한국 피자는 미국 피자랑 좀 다르더라고요. 토핑이 많이 올라가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인데 둘 다 맛있어요.

-미국에서 'K팝'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요.

▶미국에서는 이제 'K팝'이라는 단어가 일반인들에게도 너무 익숙해요. 아저씨들은 모르겠지만, 젊은 친구들 중에는 'K팝'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인기가 많아진 걸 느껴요.

가수 제이창 © News1 김진환 기자
가수 제이창 © News1 김진환 기자

-한국에서 K팝 가수로 활발히 활동 중인데, 향후 본인의 고향인 미국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요.

▶거의 2년 동안 가족들을 못 보고 있는 상태라, 성공한 가수로 다시 돌아가 가족들 앞에서 무대를 할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데뷔하게 됐을 때 가족들이 '드디어 네가 꿈을 이루다니, 무대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해줬거든요. 지금까지 응원해 준 가족들에게 내 도전이 의미 있었다고 할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이창처럼 K팝 아이돌을 꿈꾸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자신만의 팁을 주자면요.

▶저는 이제까지 기회가 날 때마다 저를 증명하고 싶은 마음으로 (서바이벌에) 출연했어요. 여러분들도 어떤 꿈이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기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절대 만족하지 말고 항상 성장하고 싶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해요. 힘든 시기는 무조건 있을 거예요. 그건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 그런 상황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패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면서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데뷔 후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어떤가요.

▶좋은 시간도 많았고 안 좋은 시기도 많았는데, 돌아보면 하나도 후회하지 않아요. 지금까지 제가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아 이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목표와 활동 각오는요.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누군가에게 제가 롤모델이라는 말을 들으면 너무 자랑스러울 것 같아요. 새로운 목표가 생기면서, 끝까지 끝난 게 아니라 계속 열심히 하겠습니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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