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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 러 반대로 15년 만에 활동 종료(종합)

정부 "러, 국제사회 신뢰 크게 훼손하는 무책임한 행동" 강력 비판
안보리의 대북제재 위반 감시 활동에 큰 차질 불가피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권진영 기자 | 2024-03-29 00:28 송고 | 2024-03-29 08:19 최종수정
유엔 안보리 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1.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유엔 안보리 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1.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전문가 패널의 활동이 '러시아의 반대'로 창설 15년 만인 4월 30일 종료된다.

유엔 안보리는 28일(현지시간) '비확산/북한'을 의제로 회의를 열고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다.
안보리는 통상적으로 매년 표결을 통해 전문가 패널의 활동을 1년씩 연장해 왔지만 이번엔 상임이사국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임기 연장이 불가능하게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를 뺀 나머지 안보리 이사국 13개국은 찬성했고 중국은 기권했다.

결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없어야 하고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결국 전문가 패널은 오로지 러시아의 반대로 활동을 종료하게 된 것이다. 이는 러시아가 지난 2022년부터 대북제재 위반에 해당하는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지속하고 있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역시 북한에 각종 정치적·경제적 이득을 주는 것과 연관이 있는 행보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결의 투표 결과를 두고 즉각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러시아의 행태를 비판했다.

정부는 29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유엔의 대북제재 이행 모니터링 기능이 더욱 강화돼야 할 시점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이사국의 총의에 역행했다"라며 "이는 스스로 옹호해 온 유엔의 제재 레짐과 안보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무책임한 행동을 택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라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이 22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2.2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이 22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2.2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어 "전문가 패널은 그동안 다수의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면서 핵‧미사일 도발, 불법적 무기 수출과 노동자 송출, 해킹을 통한 자금 탈취,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등 제재 위반을 계속하고 이를 통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 오고 있는 북한을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안보리 표결에서 나타난 대다수 이사국의 의지를 바탕으로 북한이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복귀하도록 기존의 안보리 대북제재 레짐을 굳건히 유지하는 가운데 이의 엄격한 이행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패널은 지난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직후 안보리 결의 제1874호에 따라 설치됐다. 대북제재위를 보조해 매년 두 차례 제재 이행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감시자 역할을 해왔다. 북한과 우방국들의 구체적이고 은밀한 대북제재 위반 행위를 공인된 국제기구 명의로 국제사회에 공표하는 사실상 유일한 채널이기도 하다. 

전문가 패널의 활동 종료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감시망에 큰 구멍이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는 최근 2년 사이 그간 결의된 대북제재의 효과 강화를 위한 독자제재를 발표하고 있지만, 이번을 계기로 북한과 우방국들 사이의 제재 위반 행위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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