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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코로나19 직격탄....개봉 연기·관객수↓·해외 촬영 '비상'(종합)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장아름 기자 | 2020-02-24 17:40 송고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재상영에 들어간 대구의 한 상영관이 16일 오후 휴일이지만 신종코로나(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탓인지 관객의 발길이 뜸해 한산한 모습이다. 2020.2.1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재상영에 들어간 대구의 한 상영관이 16일 오후 휴일이지만 신종코로나(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탓인지 관객의 발길이 뜸해 한산한 모습이다. 2020.2.1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여파가 영화계에서도 크게 이어지고 있다. 앞서 정부가 지난 23일 코로나19의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리고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힘에 따라 각종 행사들이 취소됐을 뿐 아니라 예정됐던 영화의 개봉일까지 미뤄지고 있다. 극장 관객수의 감소는 지난달부터 계속 이어져 왔고, 장기적으로는 해외 로케이션 촬영도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 당분간 전반적인 산업의 위축도 우려된다. 

◇ 극장 개봉 및 행사 연기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강하게 받은 것은 당장 개봉을 앞둔 영화들이다. '기생충' 흑백판과 '사냥의 시간' 등 신작들의 개봉과 행사들이 속속 개봉을 연기하고 있다.

24일 CJ ENM 관계자에 따르면 '기생충'은 당초 오는 26일부터 흑백판으로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대응 위기 경보 단계가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흑백판 전환 상영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기생충' 흑백판과 같은 날 개봉 예정이었던 '사냥의 시간'도 지난 23일 "개봉 연기 및 극장 무대인사, CGV무비팬딜, 시사회, 극장 예매권을 포함한 모든 행사와 상영 등 이벤트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사냥의 시간' 측은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으로 대중 밀집행사는 당분간 자제해달라는 정부의 권고를 엄중히 따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냥의 시간' 포스터 © 뉴스1
'사냥의 시간' 포스터 © 뉴스1
박신혜와 전종서 주연의 스릴러 영화인 '콜'도 오는 3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배급사 NEW는 잠정 연기를 알렸다. '콜' 역시도 상황을 지켜보며 개봉 일정을 다시 잡을 것으로 보인다.
임지호 셰프 주연의 다큐멘터리 영화 '밥정'도 오는 3월6일 개봉을 앞두고 있었지만, 개봉일 연기와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배급의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도 오는 3월에서 4월로 개봉이 연기됐다.

한국영화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시상식인 '올해의 영화상'도 코로나19 여파로 개최가 잠정 연기됐다. 한국영화기자협회 측은 "긴급 간이 이사회를 열고 논의한 끝에 시상식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아쉬움이 크지만 당국의 방침에 적극 협조하고자 한다. 코로나19의 기세가 한풀 꺾인 후 다시 시상식 날을 잡겠다"고 전했다.

제56회 대종상 영화제도 이달 초 시상식 개최를 미룬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오는 25일 개최 예정이었지만 조직위원회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장을 찾는 관객 여러분들과 아티스트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에 영화제를 연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 해외 촬영도 차질…"제작 문제 없도록 최선"

해외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하는 영화들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황정민 현빈 주연 영화 '교섭'(감독 임순례)은 다음달 요르단 로케이션 촬영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지 조치로 요르단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어, 촬영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요르단 정부는 한국인은 물론 중국인 및 이란인의 입국도 금지하고 있다.

'교섭'의 배급사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관계자는 뉴스1에 "아직 크랭크인 일정이 정리가 안 됐으며 논의 중"이라며 "최대한 영화 제작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섭'의 현장 스태프 선발대가 요르단을 답사했지만, 다음달 당장 영화 촬영팀이 요르단 촬영을 강행하는 것은 현 상황으로선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그 밖에 해외에서 촬영을 진행하는 영화는 하정우 주지훈 주연의 영화 '피랍'(감독 김성훈)이 있다. '피랍' 역시 3월 중순에 모로코 등지로 해외 촬영이 예정돼 있었던 상황. 아직 모로코에서는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의 상황이 심각한만큼 변동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뉴스1에 "아직 크랭크인까지는 일정이 남아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알렸다.

이 외에 송중기 주연의 '보고타'는 현재 콜롬비아에서 촬영을 진행 중이다. 
'기생충: 흑백판' 포스터 © 뉴스1
'기생충: 흑백판' 포스터 © 뉴스1

◇ 관객수 하락

코로나19의 피해는 기존 개봉작들이 가장 크게 받고 있다. 전반적으로 극장 관객수가 감소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일조차 쉽지 않게 됐다. 지난 19일 개봉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1917'은 개봉 첫 주말이 지난 후지만 50만에 미치지 못하는 관객을 동원했다. 박스오피스 1위 '지푸라기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일요일이었던 지난 23일 하루 6만 9069명을 동원했으며 누적관객수는 36만 9780명이다.

한주 앞서 개봉한 '정직한 후보'와 '작은 아씨들'도 비교적 흥행하고 있지만, 호평에 비해 더딘 관객수 증가가 코로나19의 여파를 반영한다.

실제 영화진흥위원회 2020년 1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1월 극장 관객수는 1684만명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 대비 7.1% 떨어진 수치다. 매출액 역시 1437억원을 기록, 지난해와 비교할 때 4.9% 하락했다.

특히 설 연휴 개봉작인 '남산의 부장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극장에서 영화 관람을 한 사실을 알려진 직후인 개봉 2주차 주말(1월 31일~2월 2일) 관객수가 전주 대비 74.7% 감소해 직격탄를 맞았다. 개봉일이 같은 '히트맨' 역시 같은 날 기준으로 63.6% 관객 감소율을 보였다.

2월은 코로나19의 영향이 1월보다 더욱 컸던 만큼, 1월 이상의 피해가 예측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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