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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빌어먹을 영화" 기생충 이틀 연속 맹비난

라스베이거스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유세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0-02-22 11:03 송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이틀 연속 비난하고 나섰다. 

한국과의 무역 문제를 거론하며 아카데미 시상식을 '형편없다'고 비난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걸고 넘어지는 것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 집회에서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또 다시 걸고 넘어졌다.

그는 대통령 임기를 12년으로 늘릴 것을 주장하다가 돌연 "올해 영화가 하나 있었다. 그들은 최고의 영화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한국에서 온 영화를 수상작으로 발표했다"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What's that all about?)"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역과 관련해 한국과 충분한 문제를 갖고 있다. 게다가 그들은 올해 최고의 영화상까지 수상했다. 진짜 작품이 좋았을까? 나는 아직 영화를 안 봐서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자신의 치적을 늘어놓다가 또 다시 '기생충'을 거론했다.

그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미국 영화가 상을 타길 바랐다면서 "아카데미 수상작은 한국에서 만든 영화이다. 나는 '도대체 이게 다 뭐지'라고 말했다"며 "나는 한국과 상대한다. 그들은 나를 좋아한다. 우리는 그들을 많이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은 무역과 관련해 우리를 죽이고 있다.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때리고 빌어먹을(freaking) 영화로 아카데미 상을 탔다"고 욕설까지 섞어가며 비난하자 관중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콜로라도주 유세 도중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얼마나 형편없었나. 승자는 한국에서 온 영화"라며 '기생충'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 무역에서 충분히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라며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있었나"라면서 훌륭한 영화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선셋 대로'(1950) 등을 거론했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불만은 이 영화가 한국에서 제작됐다는 점"이라면서 "대통령은 빈부격차를 다룬 기생충 대신, 노예제를 옹호했다고 비판받는 할리우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극찬했다"고 지적했다.  

CNN도 트럼프의 발언이 '반미국적'(un-American)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는 정확히 어떤 나라로 돌아가고 싶은가? 그는 어떤 미국이 그렇게 위대하다고 믿는가? 1940년대와1950년대 미국인가? 흑인시민평등권운동 이전? 직장 안팎에서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차별 받았을 때인가?"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기생충 북미 배급사 네온은 전날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그는 글(자막)을 읽을 줄 모른다"고 받아쳤다.

기생충은 지난 9일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과 국제극영화상, 감독상, 작품상을 휩쓸며 4관왕에 올랐다. 외국어 영화로는 최초의 작품상 수상이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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