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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7명 이하로 만나면 신종코로나 감염 위험 낮아"

KAIST 이광형교수 연구팀, 감염병 확산 억제 및 감소시점 예측
"치사율 100% 감염병도 전체 인구 27% 이상 확산되지 못해"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0-02-09 11:34 송고 | 2020-02-10 10:50 최종수정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출입통제 안내문이 보인다. 2020.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출입통제 안내문이 보인다. 2020.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국내에서도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아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하루에 만나는 사람의 수를 7명 이하로 낮추면 감염 위험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기존 연구 결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에는 감염병 확진자 및 의심환자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전환점'도 예측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광형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하고 당시 지도 학생이었던 김기성 바이오브레인 대표가 제1 저자로 참여한 '복잡계 네트워크를 이용한 감염병 확산예측 모델연구' 논문이 이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해당 논문의 예측 모델을 이용하면 현재 우려를 넘어 공포감까지 낳고 있는 신종 코로나의 감염 위협 '감소 시점'과 안전한 생활활동 반경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KAIST의 설명이다. 

이광형 교수 연구팀은 논문에서 "설령 치사율 100%인 감염병이 있다 하더라도 하루평균 접촉자 수가 7명 이하이면 전 인류를 감염시키지는 못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인구 네트워크 모델, 수학적 모델 등에 따른 파라미터 값을 추론했다. 
파라미터값이란 감염병에 전염된 사람이 다른 사람과 접촉했을때 병을 전파할 가능성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도출한 값이다. 이광형 교수 연구팀은 시뮬레이션 결과 파라미터 값이 4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실제 사람이 만나는 인구수로 환산한 결과 7.99명, 즉 하루에 7명 이하로 만나게 될 경우 감염병을 확산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결론을 얻은 것이다.

연구를 진행한 제 1저자 김기성 바이오브레인 대표는 <뉴스1>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연구는 치사율이 100%인 아주 위험한 전염병을 가정해 진행한 연구"라면서 "신종 코로나의 경우 치사율이 약 30% 수준이라고 봤을 때 치사율 100%인 전염병보다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기 때문에 하루에 7명 이하로 밀접접촉을 줄인다면 신종 코로나 감염 및 전파 위협을 현저히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연구팀은 어떤 조건의 감염병이 인간에 가장 위험한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감염병의 특성(감염률·지속시간)과 네트워크(사회)구조의 특성에 변화를 주면서 시뮬레이션을 했다.

우선 논문은 '감염성'이 인간의 자체 감염력 정도와 병원체 특성, 접촉 여부 등에 의해 차이가 있다고 정의했고 감염병의 '지속성'은 인간의 자체 면역으로 회복되는 능력으로 감염 이후 잠복기를 포함해 완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라고 정의했다.

이에 기반해 연구팀은 감염병에 노출된 사회(구조·인구)를 나타내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 네트워크에는 대상 인구와 평균 접촉자 수를 표현하고, 실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회를 표현하기 위해 접촉자 수를 변화시켜 감염병의 확산 추세를 관찰했다. 감염성과 지속성 등 고유 특성의 감염병이 등장한 이후 네트워크(사회)에서 어떻게 확산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감염병은 '꺾이는 점(감소지점)'이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전환점을 VRTP(Value of Recovered at Turning Point)라 정의하고, 감염병의 기세가 '꺾이는 시점'으로 해석했다. 즉 특정 감염병(감염성·지속성)이 네트워크(사회)에서 발생하더라도 반드시 전환점(꺾이는 점)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회복자가 전염병으로부터 회복되거나 사망으로 인해 전염병 확산경로가 차단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팀은 감염병이 '꺾이는 시점'도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감염병이 꺾이는 시점은 '선행지수'를 알 때 예측할 수 있으며, 이 꺾이는 점은 '누적 회복자'임을 알아냈다. 누적 회복자 숫자는 언제나 측정가능하기 때문에 선행지수로 사용할 수 있다. 

일례로 어떤 감염병이 감염률 33%, 지속기간 7.6일이고, 평균 접촉자 수가 20명이면, 누적 회복자 비율이 17.35%일 때 꺾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염률이 33%, 지속기간이 7.6일이고, 평균 접촉자 수가 10명이면, 누적 회복자 비율은 16.53%일 때 꺾인다.

이와 같이 감염병의 특성과 사회구조가 주어질 경우 기세가 꺾이는 점(VRTP)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아울러 연구팀은 또 최악의 감염병이라도 회복자 누적 수가 네트워크(사회) 인구의 27%가 되는 시점에서 꺾인다는 점도 알아냈다. 

만약 중국에서 걷잡을수 없이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에 이 공식을 대입한다면 아무리 많이 퍼져도 전체 인구의 27%를 넘기지 못하고 전염병이 수그러 들 것이란 의미다.
 
무엇보다 연구팀은 어떠한 감염병이라도 접촉자 수를 하루평균 7명 이하로 줄이면, 전체를 감염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광형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어떠한 감염병도 확산이 꺾이는 점이 항상 존재한다는 점과 또 그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일 평균 접촉자 수를 7명 이하로 줄이면 인간은 어떠한 감염병으로부터도 안전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인간은 특히 예방약을 통해 감염률을 낮출 수 있고, 치료제 개발을 통해 지속기간(회복률)을 개선할 수 있으며 격리조치를 통해 접촉자 수를 낮출 수 있기에 그 어떠한 질병으로부터 생존을 결코 위협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지난 2017년 5월 'BMC 바이오인포매틱스'(BMC Bioinformatics)18호에 게재됐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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