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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잘드니 걱정마"…집주인 말 대신 부동산 앱 켜세요

호갱노노, 공공 측량 데이터 기반 '3D 일조량' 서비스
시간·계절별 정보 정확도 굿…앞건물 가린 저층 '한계'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김정현 기자 | 2020-02-06 06:40 송고 | 2020-02-06 11:53 최종수정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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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집을 알아보던 직장인 김모씨(26·여)는 서울 압구정동에 괜찮은 집을 발견했다. 회사 일로 바빠 퇴근 후에야 집주인과 집을 방문했다. 김씨는 집 앞의 건물이 마음에 걸렸지만 집주인의 '해가 잘 드니 걱정 말라'는 말을 믿고 계약했다가 낭패를 봤다. 김모씨는 마르지 않는 빨래와 곰팡이들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집을 보러 가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햇빛 잘 드냐"일 만큼 한국에서 집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일조량'이다. 부동산을 찾아가면 묻기도 전에 "남향이라 해 안 들어올 걱정은 안 해도 돼"라는 말을 듣기도 할 정도다.
최근 젊은 세대들 중에는 직접 부동산을 찾아가기보다는 편리한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그러나 집을 제대로 보지 못한 상태에서 덜컥 계약했다가 '일조량'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사람들도 늘었다.

직방, 다방 등 부동산 중개 앱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출한 '호갱노노'는 이런 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내놨다. 계절별, 시간대별 일조량 정보를 3차원(3D) 그래픽으로 제공하는 '3D 일조량' 기능이다.

해당 기능은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 이슈가 되고 있지만, '정확성'에 대한 평은 갈린다. 해당 기능에 대해 <뉴스1>이 직접 체험해봤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E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E아파트 단지© 뉴스1

◇3D 일조량 정보, 정확한데 나무 등 구조물 반영 안돼

지난 3일 오전 11시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E'아파트 단지를 찾았다.

801동 아파트의 경우 고층부는 해가 밝게 들어왔지만, 11층 아래로는 앞동에 가려 해가 들지 않았다. 802동, 803동 역시 14층 위로만 햇살이 비췄다. 가장 동쪽에 위치한 805동에는 모든 층이 빛을 받고 있었다. 806동 역시 나무 그림자가 드리운 아래쪽 7개층을 제외하면 밝았다.

3D 일조량 정보를 확인해보니 해가 들어오는 위치와 그림자가 드리운 위치가 비교적 정확히 표시돼 있었다. 801·802·803동의 그늘 부분이 정확히 표시됐다. 805동도 그대로 보였으나, 806동의 경우 나무로 가려진 부분은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김순곤 공인중개사는 "801동, 802동은 빛이 많이 막히고 806동은 15층 이상만 빛이 잘 든다"며 "나머지 단지는 오전 11시부터 빛이 쫙 들어온다"며 앱이 제공한 정보와 비슷한 답변을 했다.

3D 일조량 일조량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며 얼마나 정확한지 물었다. 김씨는 "오전은 대충 비슷한데 오후가 좀 틀리다"며 "앱을 보면 오후 1시부터 흐려지는데 3시까진 빛이 짱짱하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C' 아파트 단지에서도 일조량을 비교해봤다.

같은 날 오후 2시쯤 101동, 102동과 106동의 경우 막힘없이 해가 들어왔다. 103동은 옆 단지에 막혀 단지의 반만 해가 들어왔고 105동은 고층부에만 빛이 들어왔다.

이곳 역시 앱이 제공하는 정보가 현실과 정확히 일치했다. 앱 상에서도 103동 일부는 옆 단지의 그림자로 해가 막혀 있었고 105동은 저층부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101·102·106동은 그대로 해가 들어왔다.

일조량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들른 C아파트 단지의 부동산에서는 "앱을 100%믿을 거냐"며 "어차피 직접 와서 보면 다 설명해주는데 왜 자꾸 앱을 보냐"며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부동산만 갖고 있던 정보를 '침범한다'고 느끼는 듯 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C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C아파트 단지© 뉴스1

◇"시시각각 다른 일조량 정보…공공데이터로 해결" 

"보통 집을 보러갈 때 현실적으로 한 번 내지는 두 번 정도 보잖아요. 그런데 일조량이라는 게 아침, 점심, 저녁이 다르고, 계절별로도 달라 사용자들이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에 착안했죠."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는 "집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입수하기 시간대별·계절별 일조량 정보를 기술을 통해 구현하기 위해 궁리했다"며 "일조량은 건축물 높이를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점도 있어 공공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호갱노노의 3D 일조량 서비스는 '건축물대장' 등 공개된 공공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등록된 건물 정보등을 활용해 3D 렌더링을 거쳐 일조량을 시뮬레이션하는 원리다.

현재 공공데이터에 아직 등록되지 않은 신축 아파트에서는 일조량 체크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상태다. 신축 아파트는 공공데이터에 약 6개월에서 1년 정도 뒤에 업데이트된다. 또 공공데이터 상에 등록되지 않는 '나무'나 '물탱크' 등의 경우 체크하기 어려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심 대표는 "일조량을 체크할 수 있는 기술이 기존에도 있긴 했지만 컴퓨터나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이용하기 어려웠다"며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dahye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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