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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MWC 참가 '전격 취소'…신종 코로나 공포 '불똥'(종합)

중국 기업-관람객 대거 참석하는 MWC, 신종 코로나 안전 담보 못해
LG, V60씽큐 홍보기회마저 포기하며 안전 선택…GSMA는 '위약금 장사'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0-02-05 09:22 송고 | 2020-02-05 11:23 최종수정
지난 2019년 2월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9’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LG전자 제공) 2019.2.25/뉴스1
지난 2019년 2월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9’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LG전자 제공) 2019.2.25/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공포가 결국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마저 뒤흔들고 있다. 이 행사에서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V60 씽큐'를 야심차게 발표할 예정이었던 LG전자는 임직원과 참관객의 안전을 위해 전시 참가를 전격 취소했다. 전세계 '모바일 월드컵' 행사의 주전격인 SK텔레콤도 박정호 대표이사의 현지 기자간담회를 취소하는 등 행사 참여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참관객 3분의 1이 중국인"…고객·직원 안전 위해 전격 불참
5일 LG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됨에 따라 고객과 임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시 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2020 전시 참가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 'V60씽큐' 공개행사(언팩)도 취소됐다. 이후 언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재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단 당초 예정됐던 시장 출시에는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독일, 프랑스에서도 나오는 등 유럽대륙으로 확산되면서 MWC 2020에 대한 우려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MWC의 최대 스폰서 중 하나가 중국기업 화웨이인데다 ZTE, 샤오미 등 중국기업들이 MWC 핵심 전시관인 '피라 그란비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전시를 진행한다. 여기에 중국 현지 기업인과 기자 등 연인원 3만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MWC를 찾는다. 지난해 전세계 참관객이 11만명에 육박했는데 그중 중국인 비율은 27%에 달한다.

MWC 2019에 전시된 화웨이 폴더블폰 메이트X. 2019.2.25/뉴스1 © News1 강은성 기자 © News1 강은성 기자
MWC 2019에 전시된 화웨이 폴더블폰 메이트X. 2019.2.25/뉴스1 © News1 강은성 기자 © News1 강은성 기자

중국 기업들의 부스 맞은편에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LG전자들이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전시행사의 특성상 최신 스마트폰이나 가상현실(VR) 헤드마운트 단말기, 증강현실(AR) 글라스 등 몸에 착용하거나 만져보며 체험하는 전시가 주류를 이룬다. 접촉만으로 감염위험이 있다는 중국 보건당국의 발표가 나온 만큼 MWC 전시에도 상당한 위험이 존재하는 셈이다.

LG전자는 이같은 위험을 고려해 임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전시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V60씽큐 홍보기회마저 희생…GSMA 위약금도 '부담'

물론 LG전자 입장에서 이번 전시 불참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이 회사는 이미 19분기 연속 모바일 사업부문 적자를 겪고 있는데 올해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이 본격 개화되면서 신제품 V60씽큐를 앞세워 시장 반등을 꾀하고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 공개될 예정이었던 V60씽큐는 전작 V50씽큐에서 호평을 받은 듀얼스크린을 업그레이드해 적용하면서 폴더블 스마트폰과는 또 다른 차별성으로 이용자들로부터 기대를 받던 제품이다. 

때문에 전시 불참과 언팩까지 취소한 LG전자는 신제품에 대한 전세계 미디어의 홍보기회를 과감하게 포기한 셈이다. 

더구나 LG전자가 전시참가를 전격 취소하면서 행사 주최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GSMA) 측에 지불할 '페널티'도 적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GSMA는 행사 취소에 따른 전시관 임대료 등으로 적지 않은 '위약금'을 부과하고 있다. 더구나 참가 연혁이 오래되지 않은 기업의 경우 내년 이후 전시에 부스 위치를 불리하게 배정하거나 부스 규모를 강제로 축소시키는 등 금전적 패널티 외에도 여러가지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경우 90년대말부터 MWC 참가를 이어왔기 때문에 내년 이후 전시부스에 대한 별도의 불이익을 받지는 않지만 언팩 행사장 예약 부도금 및 전시부스 불참 등으로 인해 적지 않은 규모의 취소비용을 물어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박정호 대표이사 미디어 간담회를 취소하는 등 행사 축소를 결정했다. 사진은 박 대표가 지난해 MWC 미디어 간담회에서 5G 비전을 설명하는 모습 2019.2.2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SK텔레콤은 박정호 대표이사 미디어 간담회를 취소하는 등 행사 축소를 결정했다. 사진은 박 대표가 지난해 MWC 미디어 간담회에서 5G 비전을 설명하는 모습 2019.2.2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게다가 MWC 기간엔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내 대부분 호텔들이 평상시 요금보다 2배에서 최대 10배에 달하는 '바가지 요금'을 씌운다. 예약취소금도 거의 100%에 달한다. 호텔을 당초 계획대로 이용하든 안 하든 사실상 동일한 비용이 소진되는 것이다. 

실제 LG전자가 이번 MWC기간동안 예약했던 호텔중 한 곳은 5박 투숙 비용이 330만원에 달하며, 예약을 취소할 경우 호텔비를 100% 지불해야 한다. 만약 LG전자 임직원 100명만 출장을 취소해도 호텔 위약금만 3억원이 넘는 셈이다. LG전자 출장자는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부대비용은 이를 수배 이상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이나 비행기 등에 대한 위약금은 GSMA가 부과하는 위약금에 비하면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GSMA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고 전시참가 이력이 오래된 삼성이나 LG정도면 모를까 전시참가 이력이 짧고 영향력이 크지 않은 상당수 업체들은 이 위약금과 추후 받게 될 불이익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커 울며 겨자먹기로 전시를 강행하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합리적인 수준의 캔슬피(예약부도금)를 위해 GSMA 측과 원만하게 협의하고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에 대한 위험을 GSMA 측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 이번 LG전자의 전시참가 취소 결정을 존중해 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GSMA, '신종코로나'에 흔들리는 MWC '위약금 장사'하나 
 
LG전자 외에 SK텔레콤도 MWC2020에서 당초 계획한 박정호 대표이사 기자간담회를 전격 취소하는 등 행사참가를 최소화하고 있다. 기자단 운영 계획도 취소했다. 

이와 관련 GSMA는 전세계 참가 기업들과 참관객들의 문의가 빗발치자 지난 28일에 이어 31일(현지시간) 다시한번 성명서를 통해 "MWC 행사는 예정대로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앞에서 생활한복을 입은 SK텔레콤 모델들이 'MWC19' 개막을 알리고 있다.  2019.2.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지난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앞에서 생활한복을 입은 SK텔레콤 모델들이 'MWC19' 개막을 알리고 있다.  2019.2.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대만에서 열리는 대형 게임쇼 '2020 타이베이 게임쇼'가 일정을 여름으로 연기한 것과 대조된다. 일정을 강행했다가 만약 MW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경로가 된다면 스페인 정부와 GSMA가 '돈벌이'에 눈이 멀었다는 지적에 직면할 우려도 있다. GSMA가 행사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는 한 참가업체들은 비용을 다 날릴 수밖에 없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던 수준에 그쳤던 지난 28일 성명서와 달리 GSMA는 이번 성명서에서 보다 상세하게 방역 계획을 공개했다.

GSMA는 "케이터링 구역, 표면, 난간, 화장실, 입구 및 출구, 공용 터치 스크린 등과 같은 주요 설비에 대한 충분한 세척 및 소독을 실시하고 손소독제 등 위생 제품을 구비하겠다"면서 "현장 의료지원 인력을 상주시키고 개인 위생과 소독, 예방조치에 관한 직원 인식 및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GSMA는 "전시 부스에 대해서도 충분한 위생용품이 지원될 수 있도록 사무국에서 지원하겠다"면서 "그뿐만 아니라 스페인 정부 및 바르셀로나 시와 협력해 전시관 외부에서 참관객들이 이용할 바르셀로나 호텔, 대중 교통 및 개인 교통 수단, 식당 및 외식 매장, 소매점 등에 대한 공중 보건 지침 등에도 폭넓은 위생과 방역을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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