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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편의점 10곳 중 6곳 마스크 품절…"송가인 굿즈보다 구하기 어렵네"

[우한폐렴]대형마트도 마스크 품귀현상 "물량 수급 원할치 않아"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김종윤 기자 | 2020-01-28 15:43 송고 | 2020-01-28 16:09 최종수정
28일 오후 2시쯤 이마트 청계천점. 일회용 마스크 재고 소진으로 '일회용 마스크 품절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배지윤 기자
28일 오후 2시쯤 이마트 청계천점. 일회용 마스크 재고 소진으로 '일회용 마스크 품절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배지윤 기자

"출근길에 편의점 두 곳이나 들렸는데 보건용 마스크는 전부 품절이네요. '대란템'이었던 '송가인 굿즈'보다 마스크 구하기가 더 힘들어요."(권수정씨·경기도 성남시·32)

28일 오전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서울 강북일대 편의점 10곳을 둘러본 결과 매장 6곳의 방진·의료용 마스크가 매진됐다. 물량이 남아있는 일부 매장에서 조차도 식약처 인증(N95마스크)을 받은 마스크는 이미 재고가 바닥이 난 상태다.
마스크 구매에 실패하고 매장을 나서던 권모씨는 "설 명절 내내 집에서 쉬었는데 그 사이에 마스크가 전부 동난 것 같다"면서 "점심 시간이나 퇴근 후에 생활용품숍을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마스크를 주문할 것"이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서울 강북일대 편의점의 마스크 진열대.© 뉴스1 배지윤 기자
서울 강북일대 편의점의 마스크 진열대.© 뉴스1 배지윤 기자

◇"재고 없어요"…편의점 마스크·손세정제 품절

이날 오전 출근길 서울 시내 편의점에는 마스크·손세정제 등 위생용품을 찾는 손님들로 분주했다. 몇몇 손님들로부터 "마스크 있나요?", "휴대용 손소독제 없나요?" 등 질문이 들려왔지만 편의점주는 "명절 직후인터라 재고가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마스크를 구매하러 매장에 방문한 손님들은 위생용품 진열대를 뒤적이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서울 중구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점주 A씨는 "설 명절 직후라 발주한 마스크를 오늘 안에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편의점을 운영 중인 B씨도 "우한 폐렴 때문에 마스크를 사러 온 사람들이 많아져서 발주를 넣었는데 물량이 달리다 보니 제품을 보내주지 않는 게 아닐까 싶다"면서 "근처 올리브영이나 대형마트를 가보는 게 나을 것"이라고 권했다.

김지현씨(서울시 서대문구·28)도 "동네 편의점에 마스크가 없어 출근길 회사 근처 편의점을 들렀는데 재고가 없어 마스크를 살 수 가 없다, 여러 업체가 입주해 있는 건물에 일하다보니 혹여나 감염 위험이 있을까 걱정"이라며 다른 편의점을 찾아 나섰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으로 마스크,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편의점뿐 아니라 대형마트나 생활용품 전문점에서도 마스크 물량 등 위생용품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물량이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김명수 BGF리테일 MD 지원팀장은 "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며 공항·터미널·휴게소 등에서는 마스크가 품절이 날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가 늘어난 이후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약국을 찾아 줄 서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가 늘어난 이후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약국을 찾아 줄 서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대형마트도 '품절'…"물량 수급 원활치 않아"

같은 날 오후 대형마트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종로구의 이마트 청계천점의 마스크 진열대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판매 중인 '일회용 마스크의 물량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마스크를 구매하러온 고객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이마트 청계천점 매장 직원은 "어린이 마스크를 제외한 전 상품이 '품절'된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입고 계획이 없다. 언제 다시 상품이 들어올지 확답을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어린이용 마스크라도 구매할까 고민하던 손님들은 "헛걸음질만 했다"며 발길을 돌렸다.

같은 날 서울역 롯데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부 마스크 제품도 오는 29일 입고 예정이라는 '품절' 안내판이 걸려 있었다. 몇몇 중국 관광객들은 마스크 수십개를 카트에 담기도 했다.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자 현장 직원은 판매대를 찾아 재고를 확인으로 분주했다.

이처럼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물량이 동나자 생활용품 기업이나 의류 업체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미세먼지와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다이소의 마스크 판매량은 지난달 대비 올해 1월(28일 기준)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종 속옷 업체인 '비비안'이 지난 27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KF94' 등급 마스크도 하루 만에 1000 세트가 판매됐다. 이에 당초 판매 예정이었던 10만장에서 추가 10만장의 물량을 확보해 마스크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쌍방울'의 트라이도 마스크 라인업 '미세초'에의 추가 물량 확보와 생산을 계획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설 명절 기간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 환자가 국내에서도 4명이 발생했을 뿐 아니라 감영병 위기 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되면서 마스크·손세정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유통가에서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일 시작으로 현재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감영증 확진자는 4명이다. 오전 9시 기준 유증상자로 분류돼 격리된 인원은 15명이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208억원의 방역 대응 예산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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