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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첫발 내디딘 백신개발, 약품 출시까지 '산 넘어 산'

사스는 창궐 17년에도 무소식, 에볼라바이러스 백신은 20년만 출시
새로운 변종 생기기 전 빨리 진행해야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2020-01-27 09:00 송고 | 2020-01-27 10:07 최종수정
서울의료원 의료진이 열감시 카메라와 체온계로 환자 및 면회객의 체온을 측정하며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힘쓰고 있다. 서울의료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해 원내 면회객 관리를 메르스 수준으로 강화, 면회객 전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해 의무 착용토록 하고 열감지 장치 등으로 방문관리 강화 및 의심환자 내원대비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 (서울의료원 제공) 2020.1.24/뉴스1
서울의료원 의료진이 열감시 카메라와 체온계로 환자 및 면회객의 체온을 측정하며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힘쓰고 있다. 서울의료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해 원내 면회객 관리를 메르스 수준으로 강화, 면회객 전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해 의무 착용토록 하고 열감지 장치 등으로 방문관리 강화 및 의심환자 내원대비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 (서울의료원 제공) 2020.1.24/뉴스1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우한 폐렴)가 전세계로 확산되며 해외에선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다른 외적인 이유로 개발이 늦춰지거나 중단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실제 약품이 배포되기까진 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는 전망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자 기준으로 우한 폐렴 확진자만 1975명이 이르렀고 사망자도 56명이 발생하며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국내 확진 환자도 3명으로 늘어나 보건당국도 확산 방지를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사태가 세계 각국으로 퍼져감에 따라 감염 확산을 막기위해 백신 개발도 시작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간)에는 미국 보건연구원(NIH)이 우한 폐렴을 위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들어갔다고 발표했으며 24일(현지시간)에는 피터 호테즈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 열대의학대학 학장이 텍사스 대학, 뉴욕 혈액센터, 푸단대학 연구진들과 공동으로 백신 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처음 의심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해 12월 이후 2개월도 채 안된 시점으로 본격적으로 확산된지 몇 주 만이다. 이러한 대응은 지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CoV·사스) 또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CoV·메르스) 발생 상황에 비해 무척 대응이 빠른 것이다.

그러나 사스나 메르스 때처럼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 이번 사태가 진정될 경우 백신을 개발중인 기업들이 더이상 연구개발을 진행하지 않을 수 있다.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대중에 공급하기 위한 비용이나 파트너사와의 협력 등 기술 외적인 부분이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코로나바이러스가 감기와 같이 가벼운 증상을 보여 수요가 크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실제로 이번 우한 폐렴 백신 개발을 선언한 안토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이사는 사스 감염 사태 당시 백신을 개발해 임상1상 단계까지 진행했으나 사태가 진정되며 백신 개발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없어 상업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초기 임상단계까지 진행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했다는 언급도 함께 공개해 백신 개발이 빨리 진행될 수 있음을 알렸다. 

사스는 창궐한지 15년이 지난 아직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으며 메르스는 개발은 됐으나 처음 발생이 보고된 날짜가 2012년임을 감안하면 뒤늦게 개발이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첫 에볼라바이러스 백신 '엘베보'(성분 rVSV-ZEBOV)는 발병된 지 무려 20년만에 출시됐다.

중국 연구팀과 함께 백신개발에 나선 베일러 대학 공동 연구팀은 지난 2012년 NIH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사스 백신을 개발 중이었다. 연구팀은 SARS-CoV 표면에 위치한 단백질의 재조합수용체결합단백질(RBD)을 기반으로 백신을 개발중이다. 

◇ 빠른 유전자분석결과 공유로 신속한 대처


전문가들은 서둘러 백신 개발에 나설 수 있었던 이유로 중국 당국이 신속하게 우한 폐렴 유전자 분석 결과를 공유한 것이 크다고 평가했다. 공유된 정보를 바탕으로 각국은 의심 및 확진 환자를 확인하고 질병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유전자가 질병에 관여하는 경로를 파악할 뿐 아니라 단백질에 영향을 주는 변이를 확인해 신약을 개발했을 때 질병에 어떻게 작용할지 미리 임상시험 결과를 예상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우한 폐렴 백신이 출시 되기까지는 기술적인 문제만 있는것이 아니다. 사실 충분한 검체만 확보되면 기술적인 장벽은 크게 없다. 이번 유전자분석에 대해서도 사스때에 비해 기술 발전에 대한 측면보다는 중국 보건당국이 빨리 행동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마크로젠 회장) 또한 "30억개 정도 되는 사람 유전자분석도 1~2주면 충분한데 일반적인 바이러스는 10의 4승에서 5승(1만~10만)개 염기 서열이 있다. 샘플만 정확하다면 전체 시퀀스 정보를 얻는데 며칠이면 충분하다"며 "예전 사스때는 중국이 꽁꽁 숨기고 발표 안하고 있다가 커졌는데 이번에는 빨리 움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이어서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생기기 전에 시퀀싱을 마쳐 빨리 진행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호테즈 학장은 신종 바이러스와 사스간 유사한 부분이 많아 개발중이던 사스 백신과 교차방어가 가능할 수 있도 있다며 "현재까지 시퀀스상 상동성은 좋다"고 밝혔다. 만약 새로운 백신과 사스 백신간 교차방어가 가능하다면 훨씬 신속하게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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