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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고령화 심각한데…北개별관광으로 그리움 풀릴까

지난해 상봉 신청자 3414명 끝내 한 풀지 못하고 눈감아
시간 촉박한 가족들…올해에는 만날 수 있을까 '간절'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2020-01-24 07:00 송고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북5도청에서 열린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에서 실향민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축사를 듣고 있다. 2019.9.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북5도청에서 열린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에서 실향민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축사를 듣고 있다. 2019.9.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해마다 돌아오는 민족 최대의 명절이지만, 돌아갈 고향이 없는 이산가족들은 시간이 거듭될수록 더욱 애만 끓는다. 이번 설 연휴에도 이들은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기약없는 기다림을 이어갈 예정이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세 차례나 치르면서 이산가족들도 고향 방문과 떨어진 가족과의 상봉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지난해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이들의 그리움도 길어져만 갔다. 
이산가족들에겐 시간이 너무도 촉박하다. 지난해만해도 3414명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들이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2018명에는 4914명이 이산의 한을 풀지 못했다.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의 고령화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현재 생존자 52730명 중 90세 이상이 11978명(22.7%), 89~80세가 21340(40.5%)로 상봉신청자의 절반 이상이 고령이다. 

정부도 이 같은 고령화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화상상봉 등 가족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한 준비에 나섰지만, 얼어붙은 북미 협상은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지난 10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남측 시설물 철거 지시는 더욱 국면을 악화시켰다. 이에 정부는 남북관계 교류 재개의 물꼬를 틀 방안을 마련하려 애썼고, 북한 '개별관광' 카드를 꺼내들었다. 

특히 구체적인 방북 방식으로 이산가족 또는 사회단체의 육로를 통한 직접 방문을 구상해 관광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북한의 이목을 끌고, 이산가족들의 고향 방문 사업까지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신년사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북한과의 협력을 거듭 강조했고, 전날(23일)에도 새해인사 영상메시지를 통해 "북녘에 고향을 두고 온 분들이 더 늦기 전에 가족과 함께하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히면서 대북정책을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 의지를 내비췄다. 

이산가족들 역시 정부의 이 같은 의지를 반기며 가족들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만, 넘어야 할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

일각에선 정부의 개별관광 제안이 남북간 교류가 끊긴 상황에서 의미있다는 평가를 내놓지만,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이나 한미 간 갈등 우려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관측이다. 

특히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북한의 호응 여부인데, 24일 현재까지 북한은 우리 측의 개별관광 제안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북한의 호응이 있어야 관광객의 신변안전보장 문제 등 협의를 시작해 나갈 수 있을 텐데,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정부 역시 답답한 상황을 맞이했다. 

정부는 답변없는 북한을 향해 지속적으로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호응 여부를 예의주시 하고 있는 중"이라며 "남북간 (제재와 관련없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들을 추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 연휴에도 가족을 만나지 못한 이산가족들은 오는 25일 파주 임직각 망배단에서 열리는 망향경모제에 참석해 합동 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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