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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첫 트랜스젠더 부사관 좌절…변희수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

군인권센터 "성차별·절차상 위법성 부분 소송서 다툴 것"
변희수 하사 "육군에 돌아갈 그 날까지 싸우겠다"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서혜림 기자 | 2020-01-22 18:11 송고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육군 부사관 변희수 하사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전역 결정과 관련한 기자회견에 나와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2020.1.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육군 부사관 변희수 하사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전역 결정과 관련한 기자회견에 나와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2020.1.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육군이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부사관 변희수 하사를 상대로 22일 전역을 결정한 가운데 변 하사와 군인권센터는 부당한 전역처분에 대해 인사소청과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와 변 하사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의 전역처분 결정은 참으로 잔인하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워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변 하사는 임관 이후에도 기량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을 만큼 맡은 바를 열심히 했다. 그러나 남성의 성기가 없다는 황당한 이유로 군에서 쫓겨났다"며 "군인권센터는 시민사회에 트랜스젠더 하사를 지원하기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계획과 관련해 "일단은 육군본부에 인사소청을 제기해 다툴 예정이고, 변호인과 상의해 법에 따라 행정소송까지 진행할 예정"이라며 "성차별적인 측면과 절차상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지점을 중심으로 소청심사위원회와 행정소송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 하사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강조했다. 그는 여군으로라도 재입대를 희망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만약 그런 판결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행정소송이) 대법까지 가서 (좋지 않은) 판결이 나온다고 해도 끝까지 도전하겠다"며 "육군에 돌아갈 그 날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육군의 전역처분과 관련해선 그는 "군 자체가 아직도 성소수자 배려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2018년 해군 동성애자 색출사건이나 육군의 동성애자 색출사건의 연장"이라고 비판했다.

임 소장도 "아직도 군은 전근대적인 남근주의에 집착하고 있다"며 "신체가 건강하고 생식능력이 있는 남성만으로 군대를 구성하는 게 맞다면 현역 장군들은 다 전역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변희수 하사는 지난 2017년 전차승무특기로 부사관에 임관한 뒤 2018년 4월부터 젠더 디스포리아(성별불일치)에 대한 호르몬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이후 같은 해 8월 군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고 지난해 11월에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변 하사는 법원의 등록부정정허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전역심사위원회 심사일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으나 육군은 예정된 기일대로 이날 전역심사위원회를 열어 변 하사에게 전역을 통보했다. 변 하사는 24일 오전 0시부터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간다.

군인권센터도 전날 변 하사의 전역심사위원회를 연기해달라며 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인권위는 전날 긴급구제건을 받아들여 육군참모총장에게 전역심사위원회를 3개월 이후로 연기해달라고 권고했으나, 육군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심사를 진행해 변 하사의 전역을 결정했다.


sewry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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