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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없애고 몸낮춘 구현모號 KT…'라이벌' 중용해 '투톱 협치'

기존 사장급 부문장 직제 부사장급으로 개편…'라이벌' 박윤영 사장 승진
주요 계열사 대표 인사도 이어져…스카이라이프 등 주목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0-01-17 06:45 송고 | 2020-01-17 10:06 최종수정
구현모 KT 대표이사(CEO) 내정자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시술회관에서 열린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1.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구현모 KT 대표이사(CEO) 내정자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시술회관에서 열린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1.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KT가 12년 만에 처음으로 'KT맨'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배출하면서 직급도 기존 대표이사 회장에서 사장으로 낮춘 가운데 사장급인 기존 부문장 직제도 연쇄적으로 개편했다.

회장 직급이 사라지면서 4인 사장 체제에서 2인으로 슬림화됐고 지난해말 CEO 인선 경쟁에서 막판까지 경합한 '라이벌' 박윤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투톱 체제'의 협치 경영구도를 완성했다는 게 특징이다.
◇김인회·오성목·이동면 물러나고 부사장 체제로

17일 <뉴스1>이 입수한 KT 조직도에 따르면 KT가 전날 실시한 조직개편에서 주요 사업부문을 부사장 체제로 전환한 것이 확인됐다. 

기존 황창규 회장 체제에서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사장),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사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등 4개 부문 사장 체제를 부사장 직급으로 바꾼 것.
KT는 차기 CEO부터 직급을 회장에서 '사장'급으로 낮추기로 하고 연봉도 대폭 삭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구현모 차기 CEO 내정자와 손발을 맞춰야 할 주요 사업부문장들을 부사장 직급으로 전환됐다.

우선 인공지능(AI) 중심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신설한 AI/DX융합사업부문장은 전홍범 부사장이 맡았다. AI/빅데이터 사업본부장은 종전까지 AI사업단을 이끌던 김채희 상무가 맡아 역할을 넓혔고, 김채희 상무와 함께 AI사업을 주도했던 임채환 상무가 이번에 AI사업단을 전담하게 된다. 클라우드/DX사업단장은 윤동식 전무, 스타트업 발굴-협력 등을 맡는 인큐베이션단장은 김준근 전무가 맡았다. 

김인회 사장이 맡았던 경영기획부문장은 박종욱 부사장이 이어받는다. 이 조직 역시 부사장급으로 직제 다이어트를 한 셈이다. 김인회 사장은 차기 CEO 최종후보 선출이 끝난 직후 이사회 측에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기획부문은 대대로 CEO의 직속기관이자 손발 역할을 한다. 대표이사의 전폭적인 신임이 수반돼야 하는 자리다. 구현모 사장도 경영기획부문에 오래 몸담았고 이 때문에 '황창규 키즈'로 간주되기도 했다. 새로 선임된 박종욱 부사장은 구현모 사장의 손발 역할을 할 전망이다. 

통신사 KT의 핵심이자 근간인 '네트워크부문'은 오성목 사장이 물러나고 이철규 부사장이 부문장을 맡았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사업부터 상용화까지 총괄했던 서창석 전무는 지역영업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대신 네트워크전략본부장, 운용본부장 등 주요 자리는 이수길 상무, 지정용 상무 등 젊은 '상무'들이 채웠다. 

황창규 회장 시절 '부사장' 직급으로 격상된 융합기술원은 다시 전무 직급으로 돌아갔다. 홍경표 전무가 이 조직을 이끈다. 융합기술원은 당초 전무급 조직이었으나 황창규 회장이 이동면 당시 융합기술원장을 신임하면서 부사장 직급으로 키웠었다.

KT가 16일 단행한 2020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철규 인프라운용혁신실장(왼쪽)과 신현옥 경영관리부문장. (KT 제공) 2020.1.16/뉴스1
KT가 16일 단행한 2020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철규 인프라운용혁신실장(왼쪽)과 신현옥 경영관리부문장. (KT 제공) 2020.1.16/뉴스1

◇'카드깡' 사태 CR실 축소…커스터머 부문장엔 강국현 물망
 
'야전사령부'로도 불렸던 CR실은 다소 축소됐다. 국회나 규제담당부처 등을 관할하는 것이 CR실의 주 역할인데, 이번 조직개편에서 '부문'이 아닌 '실'급으로 낮아졌다. CR1실과 CR2실은 그대로 존재하지만 독립된 부문장 자리는 없어졌고 대신 경영기획부문으로 편입됐다. 

구현모 사장이 담당했던 커스터머&미디어부문은 마케팅 부문과 합쳐 '커스터머' 부문으로 개편됐다. 현재 이 자리는 공석이다. 

KT의 미디어부문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의 강국현 대표가 커스터머 부문장에 거론되고 있다. 강 대표는 스카이라이프로 자리를 옮기기 전 구현모 사장과 호흡을 맞춰 개인고객부문의 마케팅을 담당한 적이 있다. 전무 직급이었기 때문에 커스터머 부문장으로 올 경우 부사장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 

◇최후까지 '경합'했던 라이벌 박윤영 기업부문장 '사장' 발탁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에서 박윤영 기업부문장을 기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전격 승진시킨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직제상 구현모 차기 CEO는 '대표이사 사장'을, 박윤영 신임 사장은 '기업부문장'을 맡게 된다. 복수 사장이 이끄는 '투톱 체제'다. 

KT가 16일 단행한 2020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 박윤영 사장이 승진해 '복수 사장 체계'를 갖추게 됐다. (KT 제공) 2020.1.16/뉴스1

황창규 회장 체제에서는 4명의 사장이 공존하는 체제였기에 복수 사장 체제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KT 역사상 사업부문장이 대표이사와 같은 직급을 가진 적은 없었다.

더구나 박 사장은 차기 CEO 후보 선출과정에서 구 사장과 최후까지 경합을 벌였던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이사들로부터 업무 성과와 비전 제시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이에 구 사장은 박윤영 사장의 역량을 높이사 사장으로 전격 승진시키며 '포용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인선 과정에서 각 후보자별로 나뉜 '라인 싸움' 등 갈등구도를 봉합하고 조직을 추스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조치이기도 하다.

한편 KT는 빠른 시간 내에 커스터머 부문장 등 마치지 못한 인사와 계열사 대표 인사까지 포함한 추가 인사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주중에는 추가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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