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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20년전 셀트리온 설계한 美서 '은퇴'를 외치다

JP모건 콘퍼런스서 "마지막 인사"…새사업 유헬스케어 제시
종합헬스케어그룹 도약 복안…연말 일선서 물러나 물밑 지원할 듯

(샌프란시스코=뉴스1) 이영성 기자 | 2020-01-17 07:00 송고 | 2020-01-17 08:18 최종수정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프란시스호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2030 비전 로드맵'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 뉴스1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프란시스호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2030 비전 로드맵'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 뉴스1

"오늘이 마지막 인사가 될 것 같습니다."

유창한 말솜씨로 유명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유독 뜸 들이며 내뱉은 은퇴선언이다. 지난해 1월 국내 신년 간담회에서 올해 말까지 전세계 직접판매 체계를 완성하고 은퇴하겠다고 밝힌 지 1년 만이다. 그는 셀트리온 설립을 처음 구상했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0년 만에 해외 투자사 및 기업 참석자 800명을 대상으로 직접 은퇴 계획을 밝혔다.
서정진 회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프란시스호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기업전략 발표를 통해 "올해 은퇴를 하기 때문에 오늘이 마지막 인사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이 행사에서 매년 발표를 맡아온 서 회장은 다음 발표는 차기 회장이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서 회장의 성공 스토리는 세간에 잘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 주식부호 7위인 서 회장은 그가 몸담던 대우그룹이 2000년 해체되자 무작정 샌프란시스코로 건너와 접시닦이와 관광가이드를 하며 버텼다.

낯선 땅에서 그가 얻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사업이 유망할 것이란 정보가 2002년 셀트리온 설립의 근간이다. 아무도 믿지 않았던 바이오시밀러의 성공 가능성은 2010년대에 들어서야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하나, 둘 유럽과 미국에서 허가를 받더니 현재 셀트리온은 제품 당 수천억원씩 매출을 일으키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가장 빠른 '1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매출까지 합치면 2조원대다.

서 회장은 이 날 발표 후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주주들이 원하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을 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모두 합치면 바이오 및 화학합성의약품 연구개발과 국내외 판매 사업을 한 번에 하는 거대 기업이 된다. 전체 시가총액은 현재 기준으로 약 32조원이 된다.
이러한 성공을 실현시킨 샌프란시스코에서 서 회장은 다시 한 번 '인공지능(AI) 원격진료'라는 새 사업을 제시했다. 의약품 사업과 성격이 다른 유헬스케어(U-healthcare) 사업으로, 이 사업을 완전히 구축해 셀트리온그룹을 종합 헬스케어그룹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유헬스케어 사업추진 발상지도 역시 미국이다. 미국은 땅이 넓어 이동이 쉽지 않고 비싼만큼 집에서 진료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란 그의 생각이 계기가 됐다.

서 회장은 앞으로 은퇴 후 다른 임원진이 이 사업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 그의 손떼가 묻어있는 초기 단계로 서 회장은 용퇴 후에도 일단 물밑에서 사업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올해 미국 등 소수 국가만 제외하고 전세계 직판체계 구축을 완성할 계획이다. 올 2월 유럽서 출시되는 '램시마SC'가 첫 직판 제품이 된다. 중국시장 진출도 서 회장이 강력히 밀고 있는 부분이다. 현재 중국 성정부(후베이성 정부)와 현지 12만리터(ℓ)짜리 생산시설 건설 등에 대한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올 상반기 유럽서 품목허가를 신청할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CT-P17'도 서 회장이 기대를 걸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 1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은퇴를 하면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진 않을 것"이라며 "경영과 소유를 분리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프란시스호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2030 비전 로드맵'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 뉴스1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프란시스호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2030 비전 로드맵'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 뉴스1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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