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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전망]대형 M&A부터 中 판호 기대감까지…다시 뛰는 게임업계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2020-01-01 07:30 송고
2020년 경자년이 밝았다. 지난해 게임업계는 새해 벽두부터 넥슨이 투자은행(IB) 업계에 매물로 나오는가 하면 게임이용장애에 질병코드가 부여되고, 꽉 막힌 중국 수출길이 끝내 열리지 않는 등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올 한해도 게임업계 앞에는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있다. 시장을 뒤흔들 대형 인수합병(M&A)부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의 한계를 극복할 신작 경쟁이 활발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의결된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 질병코드 등재 문제는 새해에도 뜨거운 감자로 남을 전망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불거진 지난 2017년 3월부터 발급이 중단된 중국 '판호'(서비스 허가권) 문제가 올해엔 풀릴지도 관심거리다.

◇넷마블이 스타트 끊은 대형 M&A, 올해 줄이을까

웅진코웨이 본사. © News1
웅진코웨이 본사. © News1

올해 게임업계의 M&A 바람은 웅진코웨이를 인수한 넷마블이 신호탄을 쐈다. 지난해 12월 웅진코웨이 주식 1851만1446주(25.08%)를 1조7400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인수금액의 10%를 계약금으로 지불한 넷마블은 2월 최종 인수를 앞두고 있다. 넷마블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정보통신(IT) 기술과 운영노하우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올해 게임업계 대형 M&A가 웅진코웨이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제기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게임사가 중견 규모의 해외 게임사를 중심으로 인수 대상을 물색 중"이라며 "1~2개월 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게임사의 해외 게임사 M&A 사례는 넷마블이 지난 2015년과 2017년 잼시티와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를, 펄어비스가 지난해 CCP게임즈를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 초 매각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에 충격을 줬던 넥슨의 재매각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던 매각대금을 놓고 본입찰에 참여한 투자자들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매각을 취소한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는 허민 전 네오플 대표를 외부 고문으로 영입해 9개의 프로젝트를 개발 중단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새해 넥슨을 재포장해 다시 매물로 내놓을지는 김 대표 본인만이 알고 있다는 관측이다.

◇"택진이형, 밤새웠어요?" '리니지 형제' 강세 계속될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엔씨(NC)소프트 리니지2M 미디어 쇼케이스 '2nd IMPACT' 행사에서 게임을 소개하고 있다. 2019.9.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엔씨(NC)소프트 리니지2M 미디어 쇼케이스 '2nd IMPACT' 행사에서 게임을 소개하고 있다. 2019.9.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리니지의 적은 리니지뿐이었다. 지난 2017년 6월 출시 이래 892일간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게임 1위를 유지한 '리니지M'을 왕좌에서 끌어내린 것은 아우뻘인 '리니지2M'이었다. 이 두 게임은 지난해 11월29일부터 지금까지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게임 1, 2위 자리를 독점하고 있다.

새해에도 '리니지 형제'의 강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빅데이터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분석결과에 따르면 리니지2M 출시 이후에도 리니지M의 사용자 수는 큰 변동이 없었다. 두 게임이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없이 서로 다른 영역을 점유했다는 의미다. 내년 리니지2M의 예상 매출은 7000억원 수준으로, 엔씨소프트의 연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상업적 성공과 별개로 MMORPG 장르 게임이 몇 해 전부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나치게 과금을 유도한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상업성과 예술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임을 내놓는 일은 2020년 모든 국내 게임사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MMORPG 벗어나라" '융합 장르' 시대 올까

넷마블의 배틀로얄 MMORPG 'A3: 스틸 얼라이브' © 뉴스1
넷마블의 배틀로얄 MMORPG 'A3: 스틸 얼라이브' © 뉴스1

새해는 융합 장르의 전성시대가 될까. 지난해 11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현장에서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PC 게임 때도 MMORPG에서 산업이 정체됐는데 모바일 게임도 장르로서 MMORPG는 (한계에)와버렸다"며 "이제부터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야 하며 장르의 융합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지스타에서 융합 게임으로 '매직: 마나스트라이크'와 'A3: 스틸 얼라이브'를 선보였다.

매직: 마나스트라이크는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이면서 사용자 간 대결(PvP) 게임의 형태를 갖췄다. 현재 사전등록 중으로 올해 1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A3: 스틸 얼라이브는 MMORPG에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배틀로얄'을 접목한 복합장르 게임이다. 마찬가지로 올해 1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MMORPG 신작들의 반격도 뜨겁다. 넥슨은 지난해 12월 최종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를 마친 '바람의나라: 연'을 필두로 '테일즈위버M' '마비노기 모바일' 등의 신작을 올해 선보인다. 모두 원작 지식재산권(IP)의 인지도가 높은 게임들이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2' '아이온2' 등 굵직한 신작의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선보인 '테라 클래식'과 '달빛조각사'에 이은 '에어'를 출시해 MMORPG 명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게임 많이 하면 질병인가요" 논란 지속

세계보건기구(WHO). © AFP=뉴스1
세계보건기구(WHO). © AFP=뉴스1

WHO는 지난해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회 총회에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6C51'를 새롭게 추가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을 승인했다. 게임에 대한 통제기능 손상, 삶의 다른 관심사 및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 부정적인 결과에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현상이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질병으로 분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도입 문제 관련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도입 여부 논의를 위한 연구용역 3개를 추진하기로 했다. 연구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의 과학적 근거 분석 △게임이용장애 국내 실태조사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파급효과 분석 등 크게 3가지 갈래로 나눠진다.

이들 3가지 연구는 올해 초부터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함께 용역을 발주해 수행기관 공모를 거쳐 착수될 예정이다. 과학적 근거 분석과 파급효과 분석은 약 1년, 실태조사는 기획연구를 포함해 약 2년에 걸쳐 추진된다. ICD-11은 2022년 1월 발효되며, 통계청이 이를 반영해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개정하는 것은 2025년(2026년 시행)이 유력하다.

◇"올해엔 뚫릴까" 中 판호 발급 '기대감'

오성홍기. © 뉴스1
오성홍기. © 뉴스1

꽁꽁 닫힌 '세계 최대' 중국 게임시장을 올해는 뚫을 수 있을까. 중국 정부는 지난해 들어 미국, 일본 게임 등에는 판호 발급을 재개했으면서 한국 게임에만 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으로의 게임 수출 비중은 46.5%로 전년 대비 14.0%포인트(p) 감소했다. 판호 발급 중단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은 굳게 빗장을 걸어잠근 반면 중국 게임은 국내 시장에 자유롭게 진출해 게임산업 '역차별' 논란까지 나오고 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 '기적의 검' '라플라스M' '랑그릿사' 등의 중국 게임들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상위권을 점령 중이다. '브롤스타즈'가 저연령층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지난해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를 맡기도 한 슈퍼셀도 모기업은 중국 텐센트다.

희미한 기대감은 있다. 지난해 12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및 외교부장이 5년 반 만에 방한한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을 전망이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방한도 가능성이 높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열린 '2019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에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 부처 간 협의 중"이라며 "내년 초쯤에는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해 올해 중국 정부가 빗장을 풀지 주목된다.


pb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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