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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10대 뉴스-下]예상 뛰어넘는 '테라' 돌풍…전자담배 '진실게임'

면세점 양극화, 빅3만 '호황'…유통가 장수 CEO '세대교체'
K팝·K뷰티 다음은 K푸드…"해외서도 먹힌다"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19-12-26 06:01 송고
편집자주 말 그대로 격변기다. 유통의 주도권이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에서 쿠팡과 마켓컬리 같은 온라인으로 확연하게 넘어갔다. 모바일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 거래량은 사상 최고액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업체들은 치열한 경쟁 탓에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연말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유통가 분위기가 차분한 이유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9년, 유통가 10대 뉴스를 간추려봤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테라 맥주가 진열돼 있다.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테라 맥주가 진열돼 있다.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⑥맥주 '테라'에 흔들리는 '카스'…왕좌 바뀔까?

올해 국내 맥주 시장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일본 제품 불매 여파로 일본 맥주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여기에 하이트진로가 내놓은 '테라'가 오비맥주 카스의 아성을 흔들어놨다. 테라는 출시 100일 만에 1억139만병이 팔렸다. 초당 11.6병 판매된 셈이다. 국내 성인(20세 이상, 4204만명 기준) 1인당 2.4병을 마신 양이다.
하이트진로는 당장 잔칫집 분위기다. 2011년 오비맥주 카스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매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올해는 "해볼 만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당장 서울 강남·여의도·광화문·홍대를 포함한 핵심 상권에서 테라가 카스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설문조사 결과 해당 상권의 테라 점유율은 60%에 달했다.

오비맥주는 당황한 기색이다. 테라의 인기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가격 인하와 마케팅 등으로 점유율 지키기에 나섰다.

만약 내년에 테라가 카스를 앞지르면 9년 만에 역전이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 1993년 '100% 천연 암반수'를 내세워 1996년 맥주 시장 1위에 올랐지만, 2011년 오비맥주에 추월당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⑦액상형 전자담배 '진실게임'…궐련보다 해롭다?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논란 이슈가 되고 있다. 전자담배를 덜 유해한 금연보조제로 보는 시각과 그래도 담배라는 금연단체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다.

특히 식약처는 국내 유통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의 액상을 분석한 결과,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폐 손상 물질로 의심되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과 가향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에 대해 전자담배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궐련과 비교할 때 액상형 전자담배가 상대적으로 덜 유해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전자담배산업협회는 "전자담배가 연초 담배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는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보건복지부의 사용중지 권고를 비판했다.

한편 해외서도 전자담배 정책은 엇갈린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일반담배보다 전자담배에 느슨한 규제를 적용하지만, 호주 등에서는 똑같이 까다롭게 제재하고 있다.

두타면세점 © News1
두타면세점 © News1

⑧'풍요 속의 빈곤?'…면세점, 양극화 시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불렸던 면세점 사업도 변화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갤러리아와 두타면세점이 '사업 철수'를 선언하며 더이상 황금알을 낳지 못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지난 3년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두타면세점 역시 수익성 개선에 실패했다.

시내면세점 경쟁 심화에 중국인 관광객 감소, 단일점이라는 규모의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남은 면세점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올해 상반기까지 438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 중이며, 에스엠면세점은 19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 롯데와 신라, 신세계 '빅3' 업체 분위기는 정반대다. 올해 2분기만 보더라도 롯데면세점 매출은 1조5097억원으로 1년 전보다 5.5% 증가했다. 호텔신라도 면세용품을 파는 TR부문 매출이 1조2265억원으로 16.3% 늘었고, 신세계면세점은 73.5%나 성장한 7713억원을 기록했다.
  
브랜드력과 바잉파워, 명품 유치 등을 앞세운 빅3로 고객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지난달 전국 5개 시내면세점 특허권 신청에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유일하게 참가했다.

업계서는 당분간 빅3의 독주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아직 중소 중견 면세점이 제대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 News1 DB
© News1 DB

⑨유통가 장수 CEO '세대교체'

연말 유통가에서는 칼바람이 불었다. 장수 CEO들이 줄줄이 옷을 벗었다.

유통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넘어가는 격변기를 맞아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부터 6년여간 이마트를 이끌어왔던 이갑수 대표가 옷을 벗은 데 이어 현대백화점의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사장이 동반 퇴진했다. 롯데쇼핑에서는 유통 BU장인 이원준 부회장이 물러났다. 7년간 신세계백화점을 이끌었던 장재영 대표도 신세계인터내셔날로 자리를 옮겼다.

빈자리는 새로운 인물들이 선임됐다. 이마트는 처음으로 외부 인사에 대표 자리를 맡겼다.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파트너가 주인공이다. 현대백화점은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가 새로운 대표로 선임됐다.

롯데쇼핑은 유통BU장으로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를 선임하며 힘을 실어줬다. 신세계백화점은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맡기로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50년대생 경영진이 오랜 관록과 경륜으로 회사의 성장과 사업 안정화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경영 트렌드 변화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뉴욕 맨해튼 비비고 매장  © 뉴스1
CJ제일제당 뉴욕 맨해튼 비비고 매장  © 뉴스1

⑩"국내는 좁다"…해외로 나가는 'K-푸드'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록펠러 센터(Rockefeller center). 세계 경제의 중심이자, 미식의 도시에 CJ제일제당의 비비고 QSR(Quick Service Restaurant) Pop Up'이 문을 열었다.

뉴요커를 겨냥해 '비비고' 중심의 한국 식문화를 알리고자 전략적으로 기획한 식문화 공간이다.

그동안 K-푸드는 글로벌 식(食)업계에서 변방에 불과했지만, 최근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중국과 동남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에 따르면 올해 국산 농식품 수출액은 66억9100만달러(11월 기준)에 달한다.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삼양식품의 경우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2015년 300억원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이 올해는 2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판매보다 해외 판매가 더 많다.

정부도 이에 맞춰 K-푸드 육성에 나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혁신성장 전략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한류 5대 유망식품 분야의 일자리를 2030년 24조9000억원으로 2배 이상 확대하겠다"며 "수출 식품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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