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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살 빼고 젊은 세대엔 힘" 조원태 대한항공은 변화 중

임원감축 및 희망퇴직 등 고강도 구조조정…군살빼기 돌입
우기홍 사장 승진 등 기존 임원 힘 실어…체제 안정화 노력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2019-12-15 08:00 송고
조원태 한진그룹 신임회장(대한항공 제공)© 뉴스1
조원태 한진그룹 신임회장(대한항공 제공)© 뉴스1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4월 총수로 취임한 이후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업황 부진 속 임원수 감축 및 희망퇴직 실시 등 회사의 실리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한편, 조 회장과 호흡을 맞춰 온 기존 임원들에겐 힘을 실어주는 등 '투 트랙' 전략으로 안정화를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1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11일 '희망퇴직 실시 안내'란 제목의 업무협조전을 각 부서에 전달했다. 희망퇴직은 운항승무원과 기술·연구직, 국외근무 직원 등 일부 직종을 제외한 15년 이상 근속한 만 50세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대한항공이 전 직군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110여명이 퇴직한 2013년 이후 6년만이다.
오는 23일까지 접수 후 심사를 거쳐 12월말 퇴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희망퇴직 신청 직원들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에 최대 2년치 급여를 추가 지급하고 퇴직 뒤 4년간 자녀의 고등학교 및 대학교 학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회망퇴직은 강제성 없이 본인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신청한 직원에 한해 실시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희망퇴직 실시를 두고 항공업황 부진 속에서 사실상 인건비 절감 등 군살빼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지난 10월 직원들이 잘 쓰지 않는 장기휴직 제도 대신 3개월짜리 단기 무급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말 이뤄진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대한항공 임원을 108명에서 79명으로 27% 축소했다. 이번 인사로 석태수 부회장이 물러나는 등 고(故) 조양호 회장의 측근으로 불리며 오랜기간 그룹 경영 전반에 참여해온 '한진맨'들이 경영 전면에서 물러났다. 
새로운 자리는 조 회장과 호흡을 맞춰 온 인물들이 대체했다. 대표적인 예가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의 사장 승진이다. 1962년생의 우 사장은 입사 후 기획관리실, 미주지역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 2017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임명된 뒤 조 회장과 호흡을 맞춰 왔다. 석 부회장이 물러나는 대신 우 사장에 힘을 한층 실어줬다.

쇄신도 있었다. 임원직급 체계를 종전 6단계(사장·부사장·전무A·전무B·상무·상무보)에서 4단계(사장·부사장·전무·상무)로 간소화했다. 조직 슬림화를 통해 내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분석이다.

조 회장이 구상하고 있는 미래 대한항공의 비전을 엿볼 수 있는 인사도 있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장성현 대한항공 정보시스템실장(전무)은 1969년생으로 부사장 승진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리며, 대한항공 내 경력도 가장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사장은 기존 방식이라면 전무B에서 전무A로 승진하는 게 맞지만 직위체계 간소화에 따라 2단계를 앞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장 부사장은 대한항공이 미래 사업으로 추진 중인 정보기술(IT)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미국의 대표적 IT 기업 오라클 출신인 장 부사장은 지난 2017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정보시스템실장으로 CSS(Cargo Service System) 추진 사무국 IT 총괄 업무를 맡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IT 시스템 전체를 클라우드로 전환한다고 밝히고, 데이터센터 내 서버 등 주요 전산장비 인프라를 LG CNS와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IT 시스템에 특화된 장 부사장의 승진 등 인적쇄신은 조 회장이 구상하는 새 비전 실현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한항공의 사업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20일 뉴욕 특파원들과 만나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버리겠다"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이미 예고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 대내외 악재 속에 실적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179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70% 감소했다. 매출액 역시 같은기간 3.7% 감소한 3조283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노선 수요가 반토막 나면서 내년도 계획은 수립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에어로케이 등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3곳도 잇따라 시장에 안착함에 따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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