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비례 '캡'·봉쇄조항·석패율제 이견…4+1로도 선거법은 '난제'

손학규·심상정·정동영 "더불어한국당 짬짜미 거래" 의심…민주당 결단 촉구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9-12-12 19:42 송고 | 2019-12-13 08:57 최종수정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선거제도 개혁안 본회의 상정 및 후퇴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참석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선거제도 개혁안 본회의 상정 및 후퇴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놓고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도 아직 단일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세부 쟁점에 대한 협상을 매듭짓지 못하고 다음 만남에 대한 기약만 반복 중이다. 

특히 공직선거법 개정안 단일안 마련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비례대표 의석수 배분을 둘러싸고 정당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까닭이다. 어떻게든 총선의 '룰'인 선거법 개정안 협상에 한국당을 끌어들여 '역풍'을 피하려는 민주당과 비례성과 대표성, 다양성을 보장하려는 선거제 개정안의 원래 취지를 살리자는 군소정당들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윤호중·바른미래당 김관영·정의당 윤소하·민주평화당 박주현·대안신당 유성엽 의원 등 '4+1'협의체 선거법 실무단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1시간 30분가량 회동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실무단급 합의 불발에 따라 공은 원내대표급 회동으로 넘어갔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합의 불발이냐'는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하고, "지금은 발표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유성엽 의원은 "좁혀진 것도 없고 그대로 평행선"이라며 "오늘 저녁에라도 원내대표단이 만나 전체적인 타결을 시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향한 압박 수위도 연일 거세지고 있다. 선거법 개정을 통해 의석수가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는 군소정당 입장에선 여당과 제1야당이 선거법 개정에 '진정성'이 없다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민주당이 자꾸 연동률을 낮추는 효과를 내는 제안들을 막판에 던진다는 의심에서다. 이에 "'더불어한국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짬짜미 거래로 선거법 개정안을 누더기로 만들고 있다"며 민주당과 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심상정 정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바른미래-정의-민주평화-정치개혁공동행동' 기자회견을 갖고 본래 취지에 맞는 선거법 개정안을 즉각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불만이 큰 지점은 민주당이 제안한 비례대표 의석수의 '연동형 캡(cap)'과 봉쇄조항이다.

현재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협의체에선 '지역구 250석, 비례대표 50석안(案)'으로 거의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 그러나 민주당이 비례대표 50석을 반으로 갈라 25석에는 '캡'(cap)을 씌우는 방안을 거둬들이지 않자 정의당 등이 "그렇게 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효과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25석은 지금처럼 병립형으로 배분하고, 나머지 25석에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연동률 50%)를 적용해 배분하는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만 이 방안을 밀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기존 패스트트랙에 태운 선거법 개정안 원안인 연동률 50%에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에서 수정안인 250석+50석으로 의견 접근이 이뤄졌으나 막판에 '다양성 보장' 정신에 역행하는 타협안이 나오자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분개했다.

특히 정당 득표율이 3% 미만인 정당에는 비례대표를 배분하지 않는다는 '봉쇄 조항'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대목이다. 민주당 내부에서 '비례대표 의석 배분을 위한 최소 정당 득표율(봉쇄조항)'을 3%에서 5%로 상향하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협상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민주당 안대로) 그렇게 하면 차떼고 포떼고 다 떼면 선거개혁이 도대체 왜 필요하느냐"며 "한국당은 이제 링에서 떠났고 민주당이 책임있게 개혁을 리드해야 한다"고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지역구 선거에서 아쉽게 떨어진 후보를 비례대표로 돌리는 '석패율제'를 두고도 이견이 상당하다. 민주당은 '권역별 석패율제'를, 정의당은 '전국 단위 석패율제'를 주장했다. 

유성엽 의원은 "(석패율제와 관련해) 지난번 합의 그대로 가야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반대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원내대표단이 타결하는게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유 의원은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원안을 적용하자는 입장이 현실적이고 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4+1협의체는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과 호남 등 농어촌 지역구 통폐합을 막기 위해 선거구 획정 인구 기준을 '선거일 전 3년 평균'으로 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 접근을 이뤘다. 

일단 4+1협의체는 13일 본회의에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을 상정하고, 우선 처리 순위에 올린 선거법 개정안을 다음 임시국회 회기 중, 이르면 오는 16일 표결에 부친다는 시나리오를 짜두고 있다. 


seeit@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