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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총선 '스타트'…파운드로 예상하는 '극과 극' 시나리오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9-12-12 14:30 송고 | 2019-12-12 14:31 최종수정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영국이 4년 만에 세 번째 총선을 치른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의회에서 안정적 과반을 차지하며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슨 총리가 승리하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줄면서 금융시장은 일단 안도 랠리를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헝의회(과반 의석 정당이 없는 경우) 탄생 혹은 제1야당 노동당의 승리를 배제할 수 없다. 그러면 브렉시트는 또 다시 미궁으로 빠지면서 그동안 존슨의 승리를 예상했던 금융시장에서 파운드와 주가는 급락할 수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시작되는 총선 일정과 결과에 따른 시장 반응 시나리오를 살펴본다.
◇ 승패 관건은 '레드월' 

투표는 12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한국시간 12일 오후 4시~13일 오전 7시) 진행된다. 영국 의회를 구성하는 상원과 하원 중에서 하원 의원 650명을 뽑으며 유권자는 4600만명이다. 출구조사 결과는 투표를 마감하는 오후 10시 직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초기 개표 결과는 오후 10시45분부터 나오고 자정께 어느 정도의 선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노동당의 강세 지역인 잉글랜드 북부와 미들랜즈, 웨일스 북부 지역 등 이른바 '붉은 벽'(red wall) 지역이 관건이다. 이 지역에서 보수당이 노동당 의석을 얼마나 가져갈지에 따라 이번 선거의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CNBC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결정된 2016년 국민투표에서 이 지역 유권자들은 브렉시트 찬성표를 던졌다.
보수당의 승리가 점쳐지지만 선거 이틀 전 나온 여론조사를 보면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들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10일 공개한 지지율에 따르면 보수당은 전체 하원 650석 가운데 33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당은 231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 41석, 자유민주당 15석 등으로 점쳐졌다.

보수당은 2017년 총선보다 28석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과반(326석)보다 겨우 13석 많다. 보수당이 지난 총선보다 68석을 더 확보해 압승할 것으로 예상됐던 2주 전 나온 지지율보다 크게 낮아졌다.

◇ 시나리오 1: 보수당 압승

보수당이 기존의 예상대로 압승을 거둘 경우 영국 금융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10월 말 조기총선이 확정된 지난 10월 말 이후 2% 가까이 올랐다. 선거 직전날인 11일 장중에는 7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해 파운드의 가치는 1.31달러까지 상승했다. 영국 증시 FTSE250 지수는 거의 3% 가까이 올랐다.

보수당의 의석이 얼마나 늘어날지에 따라 파운드 상승폭이 정해질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ING의 페트르 크르파타 유럽·미국 부문 수석 외환 전략가는 보수당이 30석 이상 늘리면 파운드/달러 환율이 1.35달러까지 오를 것(파운드화 가치 상승)이라고 봤다. 늘어난 의석이 30석 이하가 되면 파운드는 1.33달러 수준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BMO캐피털마켓의 스티븐 랠로 유럽외환전략 본부장은 보수당이 335석 이상만 가져가면 파운드화는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절대 과반은 326석이지만 여기에는  표결권이 없는 하원의장과 3명의 부의장, 중앙의회 참여를 거부하는 북아일랜드 신페인당 의원 7명, 공석 1석이 포함됐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보수당이 322석을 넘기면 실질 과반이지만 안정적 승리는 최소 335석이라고 랠로 본부장은 설명했다.

매튜 페럴 런던앤캐피털 투자 스페셜리스트는 보수당이 10석 이상만 늘려도 일단 파운드화는 오를 것이라고 봤다. 그는 "지난 몇 달동안 파운드화가 안정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단기적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국기 앞으로 보이는 파운드 동전 © AFP=뉴스1
영국 국기 앞으로 보이는 파운드 동전 © AFP=뉴스1

◇ 시나리오2: 헝의회

헝의회가 나오면 파운드화는 떨어질 것이고 그 낙폭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르파타 ING 전략가는 10월 말 이후 파운드가 2% 오른 것에 대해 브렉시트 결의안 통과에 따른 프리미엄이라고 말했다. 헝의회가 되면 파운드화 가치는 선거 이후 며칠 동안 1.26달러로 내려갈 수 있다고 그는 예상했다.

크르파타 전략가는 "그동안 파운드화는 이번 선거 결과가 시장 친화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해 움직였다"며 헝의회에 따른 파운드화 가치 하락폭은 보수당 승리에 따른 상승폭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페럴 스페셜리스트는 헝의회가 되면 파운드화가 1.25달러까지 내릴 것이라며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재부각되며 그동안 다져졌던 환율선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시나리오3: 노동당 주도 연립정부

노동당이 주도하는 연립정부가 세워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파운드화에 있어선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류 위샤트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노동당 주도의 연정이 구성된다는 결과가 나오면 파운드화뿐 아니라 영국 주식과 국채 시장도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조단 로체스터 노무라 외환 전략가는 이 경우 파운드화 가치가 3% 하락하고 주식시장에서 에너지주와 금융주가 급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당은 선거에서 이기면 수도와 에너지 등 주요 기간산업을 국유화하고 법인세를 올리고 대기업 지분 10%를 근로자에게 돌려줄 것이라는 집권 100일 계획을 내놨다.

크르파타 ING 전략가는 노동당 주도 연정으로 가닥이 잡히면 "시장은 국유화와 같은 이슈를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kirimi9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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