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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도로변에 세워진 '친일' 안용백 흉상, 문중 터로 이전

(보성=뉴스1) 지정운 기자 | 2019-12-11 15:18 송고
보성읍 도로변의 안용백 흉상.(독자 제공)/뉴스1 © News1
보성읍 도로변의 안용백 흉상.(독자 제공)/뉴스1 © News1

국가 소유 땅에 세워져 있던 친일인사 안용백의 흉상이 문중 터로 이전됐다.

11일 전남 보성군에 따르면 광주에서 철거된 뒤 고향인 보성에 다시 세워졌던 교육계 친일 인사 안용백 2대 전남도교육감의 흉상이 지난달 19일 죽산안씨 문중 부지로 옮겨졌다.
안용백의 흉상은 1982년 2월 전남도교육위원회, 대한삼락회, 시도교육감단 등이 광주 중외공원의 안중근 의사 동상 옆에 세웠다.

안용백은 1990년 이후 친일행적 논란이 일었고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 반민족 행위자 705인 명단에 포함됐다. 

시민사회단체는 흉상 철거 운동에 들어갔고 광주시는 2013년 7월 철거했다.

철거된 안용백 흉상은 이듬해 후손들이 고향인 전남 보성의 한 도로변에 옮겨 세웠다.
흉상의 위치가 처음에는 안씨 문중 소유의 사유지로 알려졌지만 최근 도로변에 있다는 점에서 도로부지 점용 논란으로 이어졌다.

보성군은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달 8일 한국국토정보공사에 경계 측량을 의뢰, 흉상이 도로부지를 침범한 사실을 최종 확인하고 같은 달 13일 문중 측에 공유재산법상 군유지 무단 사용을 고지하고 이전을 요청했다.

이에 안씨 문중은 이전장소와 비용 검토를 거쳐 지난달 19일 흉상을 자진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역사정의와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모임은 지난달14일 성명을 통해 안용백의 흉상을 전남 보성에 세운 것을 규탄하고 철거와 단죄비 설치를 촉구했다.

단체는 "흉상이 도로부지에 불법으로 세워진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공적을 기리는 기념물이 세워진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다른 지자체에서 해왔던 사례처럼 마땅히 친일반민족행위를 기록한 '단죄비'를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용백은 1901년 보성에서 태어나 경성제국대학을 졸업, 조선총독부 학무국에서 근무했다.

학무국 편수서기 근무 당시 총독부 기관지에 내선일체와 황국신민화 정책을 찬양·선전하는 글을 기고했고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시 동원을 독려하는 강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8년 자유당 후보로 보성군에 출마했으나 야당 측 참관인들에게 수면제가 든 닭죽을 먹인 뒤 표를 조작한 이른바 '닭죽 사건'이 발각돼 당선 무효 판결을 받았다.


jwj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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