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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연 대신 '그린라이트'…공회전 경찰버스는 "공기정화 중"

[수소시대 상용차가 연다①] 警 현장 배치 이어 시내버스에도 도입
소음·진동·피로도 無…1회 충전 4~5일 거뜬, 일반차 대비 만족도 '굿'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박종홍 기자 | 2019-12-11 06:30 송고 | 2019-12-11 08:58 최종수정
편집자주 민·관이 수소경제 시대 진입의 마중물로 상용차를 택했다. 자동차는 물론 발전 등 전 부문에서 활용도가 높은 수소 에너지가 널리 사용되려면 일단 효용성을 증명해야 한다. 상용차는 적재용량이 크고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전기 배터리 차량보다 에너지 효율이 더 높다. 여기에 고정 노선을 운행하는 경우가 많아 충전 인프라를 계획적으로 공급만 하면 활용에 제한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수소상용차의 가능성을 짚어봤다.
경찰기동대 수소전기버스 © News1 이광호 기자
경찰기동대 수소전기버스 © News1 이광호 기자

"기존 '기대마'(기동대 버스 별명)와는 차원이 달라요. 힘에서도 일반 승용차보다 더 잘나가고, 한 번 충전하면 450㎞를 가기 때문에 4~5일은 거뜬히 운행 가능합니다."

경찰에 실전 배치된 수소전기버스를 몰아본 서울지방청 기동본부 소속 운전대원 김진업 경장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승차감도 좋지만 무엇보다 주행성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수소전기버스는 주행 중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오염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아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0월31일부터 현대자동차의 경찰 수소전기버스 운용을 시작해 광화문 인근 미국 대사관과 국회 경비대에 각각 1대씩 배치했다.

◇ 1회 충전에 450㎞…소음·진동 없어 "모노레일 타는 듯"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 미국 대사관에 배치된 수소전기버스는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외관에는 '친환경 수소 전기버스, 공기정화중'이란 문구가 LED로 표시돼 있었다. 현대차의 기존 수소전기버스 일렉트릭 FCEV 기반의 저상형 버스를 개조해 경찰 장비 보관 등에서도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차량 근처에 다가가기 전에는 시동 여부를 알 수 없었다. 수증기 배출구를 통해 물만 배출되는 것을 보고 시동이 걸려 있다는 사실을 알 정도로 소음이 적었다. 차량 내부는 일반 버스와 비슷한 구조다. 2열로 시트가 줄지어 있었으며 뒷부분 중간에는 저장공간이 배치돼 있었다.
경찰기동대 수소전기버스 운행모습. © News1 이광호 기자
경찰기동대 수소전기버스 운행모습. © News1 이광호 기자

경찰 협조를 얻어 광화문에서 시청까지 버스에 동승하는 동안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승차감이 우수했다. 마모가 심한 구간을 지날 때 흔들림 정도만 미묘하게 감지됐다.

동승한 한 기동대원은 "일반버스는 크고 경유버스라 소음이 심한데 수소전기버스는 모노레일 타는 듯한 느낌"이라며 "소음이나 진동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수소전기버스는 일반버스와 달리 자동변속기로 조작이 가능해 주행성능도 우수했다. 차가 흔들리지 않고 부드럽게 치고 나가 기동 업무에 더 적당했다.

김 경장은 "운전자 입장에서 오히려 일반 승용차보다 더 잘 나가는 것 같다"며 "차는 더 무겁다고 하는데 정지선에서 같이 출발해도 다른 차들보다 더 빨리 가있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광화문과 여의도에 각각 1대씩 배치된 수소전기버스는 이틀에 한 번씩 국회 수소충전소에서 충전을 하고 있다. 한번 충전하면 450㎞를 달릴 수 있어 4~5일가량 사용할 수 있다. 아직은 충전 인프라가 완비되지 않아 이틀에 한 번꼴로 국회 충전소에서 충전을 하고 있다.

친환경 수소차는 경찰 업무와 관련된 시민 불편해소에도 상당한 효과를 보였다.

경찰 기동대원들은 근무와 대기시간을 포함해 하루 10시간 이상을 버스에서 머문다. 장시간 공회전하며 내뿜는 기동버스 매연은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줬으며 환경오염 걱정도 나왔다.

매캐한 매연이 없는 수소전기버스가 운행할 땐 시민들이 불만을 드러내기보다 관심과 응원을 보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기동대 수소전기버스 내부 © News1 이광호 기자
경찰기동대 수소전기버스 내부 © News1 이광호 기자

경찰은 향후 10년 안에 대부분의 경찰버스를 수소전기버스로 바꿀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기존 경찰버스로 사용된 '유니버스'를 수소전기버스로 개조하는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양산은 2021년 예정됐다.

◇ "19년 몰았지만 수소전기차가 최고" 민간 시내버스도 '속속' 도입

정부기관 뿐 아니라 민간 시내버스에도 수소차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서울은 지난해 10월부터 8월까지 1대의 시범운영기간을 거쳐 연내 7대 도입을 준비 중이다.

지방 도시 중에는 부산시가 지난 9월부터 2대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3대를 추가 투입해 운영을 확대한다.

시범운행 단계지만 반응은 좋다. 지난 9월12일부터 부산 1호 수소전기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대도운수 77번 운전기사 김정용씨(67)는 "피로도면에서 기존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를 몰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에는 종점에서 차에서 내릴 때 허리도 뻐근했는데 수소전기버스를 운행한 뒤에는 그런 느낌이 사라졌다"며 "3시간 운전해도 피로감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 수소전기버스. (대도운수 제공)© 뉴스1
부산 수소전기버스. (대도운수 제공)© 뉴스1

수소전기버스를 알아본 김씨는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처음에는 수소전기버스를 잘 몰랐던 승객들도 타고 난 뒤 만족감을 보이자 덩달아 신이 났다.

김씨는 "신기하게만 봤는데 공기정화 역할도 한다니까 많이들 좋아한다. 무엇보다 소음이나 흔들림이 적고 편안함을 느끼니까 다들 만족도가 높다"며 "주택가를 지날 때도 차가 조용하니까 오히려 주민들이 쳐다볼 정도"라고 전했다.

특히 주행성능에 합격점을 줬다. 기존 버스는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에서 뒤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수소전기버스는 어디서나 자체적으로 브레이크가 잡혀 밀리지 않는데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반응력도 뛰어나 운전이 편하다고 호평했다.

김씨는 수소전기버스가 부산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대중화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김씨는 "19년 일하면서 경유차, 전기차 다 몰아봤는데 미세먼지 때문이라도 대중화가 꼭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수소전기버스. (대도운수 제공)© 뉴스1
부산시 수소전기버스. (대도운수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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