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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또 방문사죄한 노태우 장남…"그만하라고 할 때까지"(종합)

노재헌씨 3개월만에 광주 또 방문…5·18 피해자 만나
"병상의 아버지에게 5·18묘역 참배 사진 보여드렸다"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2019-12-06 15:31 송고
5일 오전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씨가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내 김대중홀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독자제공) 2019.12.6 /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5일 오전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씨가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내 김대중홀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독자제공) 2019.12.6 /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53)가 3개월여 만에 광주를 다시 찾아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들에게 사죄했다.

6일 5·18 단체 등에 따르면 노재헌씨가 전날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를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전시관을 둘러봤다.
노재헌씨는 방명록에 '큰 뜻을 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은 뒤 김 전 대통령이 5·18 직후 내란음모죄로 교도소 복역 당시 입었던 수형복과 성경 등 고인의 유품을 살펴봤다.

이날 오후에는 남구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5·18 당사자와 가족도 만났다.

지난 8월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노씨의 이날 방문은 5·18 피해당사자와 유족을 직접 만나기 위한 것으로, 노씨가 직접 오월어머니측에 방문 의사를 밝혀 성사됐다.
노씨는 "5·18피해자분들과 광주에서 따뜻한 밥 한끼를 먹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이날 식사 대신 5·18 관계자들과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노씨는 정현애 오월어머니집 이사장, 박관현 열사의 누나, 5·18 주모자로 지목됐던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 정동년씨의 부인, 김후식 부상자회 회장 등 4명과 만났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 등 3명과 동행한 노씨는 1시간여 오월어머니집에 머물렀다.

노씨는 "아픈 역사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5·18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씨(왼쪽 네번째)가 지난 5일 오후 광주 남구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했다. 오월어머니집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관련자와 유족, 부상자, 구속자 어머니들과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당한 가족들의 쉼터로, 석달 만에 다시 광주를 찾은 노씨는 이날 피해자에게 직접 사죄의 말을 전했다. 사진은 정현애 오월어머니집 이사장(왼쪽 세번째) 등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노씨.(독자 제공) 2019.12.6 /뉴스1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씨(왼쪽 네번째)가 지난 5일 오후 광주 남구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했다. 오월어머니집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관련자와 유족, 부상자, 구속자 어머니들과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당한 가족들의 쉼터로, 석달 만에 다시 광주를 찾은 노씨는 이날 피해자에게 직접 사죄의 말을 전했다. 사진은 정현애 오월어머니집 이사장(왼쪽 세번째) 등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노씨.(독자 제공) 2019.12.6 /뉴스1

그는 특히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의 책을 가지고 방문해 "하토야마 유키오는 '사과는 피해자가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해야 한다'고 했다"며 자신도 "그만하라고 하실 때까지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진보정치인으로 지난 2015년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아 원폭 피해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등 지속해서 한국을 찾아 전쟁 피해자에 사죄한 인물이다.

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사과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으니 살아계시는 동안 광주를 자주 찾고 싶다"고 의사를 전했다.

노씨는 지난 8월 5·18 민주묘지를 방문한 사진을 병상에 있는 노 전 대통령에게 보여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나인 소영씨도 연내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와 광주시민들에게 아버지 대신 사과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지난 8월23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재헌씨는 이날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깊이 새기겠습니다'고 적었다.(국립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 제공) 2019.8.26 /뉴스1 © News1 전원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지난 8월23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재헌씨는 이날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깊이 새기겠습니다'고 적었다.(국립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 제공) 2019.8.26 /뉴스1 © News1 전원 기자

앞서 재헌씨는 지난 8월23일 오전 11시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5월 영령들에게 헌화와 참배를 했다.

당시 노씨는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고 방명록을 남긴 후 윤상원·박관현 열사와 전재수 유공자 묘역을 찾아 참회했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1988년 5·18묘역을 찾아 이한열 열사 묘역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beyond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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