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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전성시대上]펭수보고 눈 뜬 교육업계 "제2 펭수를 찾아라"

'캐릭터 상품화' 나서…까칠미 기본, B급 감성까지 더했다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조현기 기자 | 2019-12-11 07:00 송고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대한민국이 온통 '펭수' 삼매경에 빠졌다. 교육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휴넷과 아이스크림미디어 등 교육업체들도 연이어 캐릭터를 선보이며 '제2 펭수'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육업계에 펭수의 등장은 하나의 충격이었다. 기껏해야 콘텐츠 홍보용으로 생각했던 캐릭터가 그 자체로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때문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이르면 12월부터 대표 캐릭터 '뚜루뚜루'를 앞세운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다. 티처빌도 캐릭터 '쌔미'를 유튜브 채널에 등장 시켜 B급 감성 콘텐츠를 만들어 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른 교육기업들도 '캐릭터'를 놓고 궁리에 빠지긴 마찬가지다.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은 유명 캐릭터 '뿌까'를 만든 부즈(VOOZ)사와 함께 '캐릭터 세계관'을 만드는 중이다. 한 교육업계 관계자는 "잘 만든 캐릭터 하나가 미치는 영향력을 업계 차원에서 강하게 인지하기 시작했다"며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BS 연습생이었던 펭수는 고작 7개월 만에 100만 구독자를 거느린 '스타'가 됐다. 펭수가 나타난 현장마다 환호성이 터지고 펭수의 얼굴과 이름을 단 상품은 날개돋힌 듯 팔려나간다. 전 국민이 남극에서 온 펭수에게 흠뻑 빠진 모습이다.
이제는 '귀한 몸'이신 펭수는 사실 초등학생을 겨냥한 '교육용 캐릭터'로 만들어졌다. 그것도 EBS의 한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딱 10분만 등장하던 보조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펭수가 곧 '브랜드'다. 그가 하는 말은 유행어로 퍼지고 손짓발짓은 그대로 이모티콘이 되는 '흥행 보증수표'다.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새 유튜브 채널 '뚜루릉 여보세요'의 한 장면(아이스크림미디어 제공)© 뉴스1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새 유튜브 채널 '뚜루릉 여보세요'의 한 장면(아이스크림미디어 제공)© 뉴스1

◇"캐릭터가 브랜드다"…유튜브로 모여드는 교육 캐릭터

먼저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이르면 12월 중 새 유튜브 채널 '뚜루릉 여보세요'를 시작한다. 대표 캐릭터인 '뚜루뚜루'를 전면에 내세워 어린이의 고민거리를 진솔하고 때론 발칙하게 상담해준다는 콘셉트다.

이를 위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뚜루뚜루를 친근한 이미지의 인형탈로 만들고 인격을 부여했다. 어린이의 고민을 해결해 준다는 설정에 맞춰 '어른스러움'을 기본 골격으로 하되, 예능감을 살리기 위해 당돌하고 유머 넘치는 성격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뚜루릉 여보세요 채널에는 뚜루뚜루 외에도 10만 구독자를 보유한 아롱다롱TV 이채민 군(9)과 50만명에 육박하는 팬덤을 거느린 클레버TV 정사랑 양(10) 등 유명 키즈 크리에이터가 합세한다. 이군과 정양이 어린이의 고민상담 전화를 받으면 뚜루뚜루가 등장해 해결책을 찾아주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그림이다.

아이스크림미디어 관계자는 "현재 '뚜르릉 여보세요'는 첫 방송 분량 녹화를 마치고 최종 콘셉트를 조율하는 단계"라며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1월 중에 채널을 개설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뚜루뚜루는 과거부터 귀여운 외모로 많은 어린이의 마음을 빼앗은 대표 캐릭터"라고 자신하면서 "향후 초등 팬덤을 확보하면 각종 굿즈(상품) 제작 여부를 결정해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테크빌교육이 운영하는 교사 원격교육연수원 '티처빌'의 강아지 캐릭터 '쌔미'. 티처빌은 쌔미의 실사화 캐릭터를 유튜브 채널 '쌤다큐'를 통해 데뷔시킬 예정이다.(테크빌교육 제공) © 뉴스1
테크빌교육이 운영하는 교사 원격교육연수원 '티처빌'의 강아지 캐릭터 '쌔미'. 티처빌은 쌔미의 실사화 캐릭터를 유튜브 채널 '쌤다큐'를 통해 데뷔시킬 예정이다.(테크빌교육 제공) © 뉴스1

테크빌교육이 운영하는 교사 원격교육연수원 '티처빌'도 강아지 캐릭터 '쌔미'를 실사화해 인기몰이에 나선다. 파란 보자기를 망토처럼 펄럭이며 등장해 기존 B급 감성 유튜브 채널 '쌤다큐'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린다는 기획이다.

쌤다큐는 다양한 재능과 스토리를 가진 현직 교사들을 찾아다니며 교단에서 볼 수 없었던 진솔한 면모를 조명하는 예능 콘텐츠다. 수업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꿀팁'을 배울 수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쌔미는 교사들이 차마 표현할 수 없었던 '직장인의 애환'이나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재치있게 풀어내는 '감초'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티처빌 관계자는 "쌔미의 당돌한 드립과 까칠한 풍자로 교사는 물론 학부모, 학생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테크빌 티처빌연수사업부문 상무도 "쌔미 캐릭터를 활용해 재미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와 에피소드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성출판사 푸르넷의 캐릭터 '루루'가 한 초등학교 앞에서 어린이와 만나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금성출판사 제공)© 뉴스1
금성출판사 푸르넷의 캐릭터 '루루'가 한 초등학교 앞에서 어린이와 만나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금성출판사 제공)© 뉴스1

◇세계관 만들고 나이·성격까지 부여…'캐릭터 상품화' 삼매경

적극적인 형태는 아니더라도 '캐릭터 상품화'를 위한 모색과 시도는 교육업계 전방위에서 나타나고 있다.

휴넷은 유명 캐릭터 '뿌까'를 탄생시킨 캐릭터 전문 개발사 '부즈'와 손잡고 '캐릭터 세계관'을 창조하는 프로젝트에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캐릭터 개발과 세계관 구축을 마치고 스토리가 담긴 콘텐츠를 대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휴넷이 실험적으로 그리고 있는 세계관은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입사원의 이야기다. 뿌까를 임시 캐릭터로 정하고 '25살', '젊은 꼰대' 등 구체적인 나이와 성격을 설정했다.

휴넷 관계자는 "개발과 수정을 거쳐 정식 캐릭터와 세계관이 완성되면 홈페이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각종 홍보 채널에 활용될 예정"이라며 "굿즈나 교육 프로그램 아바타에도 캐릭터가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성출판사 푸르넷도 지난 2017년 선보인 캐릭터 푸루·루루·네트(푸르넷 프렌즈)를 앞세운 콘텐츠를 꾸려나가고 있다.

친근한 인형탈로 변신한 푸르넷 프렌즈가 학교나 공원에서 어린이와 만나 뛰놀거나 유튜브 광고에 등장해 푸르넷 공부방을 친근한 이미지를 살리는 식이다. 교육 박람회가 열리면 직접 부스에 나가 홍보대사로 활약하기도 한다.

금성출판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캐릭터가 브랜드를 홍보하는 용도로 활용됐지만, 이제는 캐릭터 자체로 상품성을 띨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다"며 "보다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기획과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교육기업 관계자도 "초통령이라고 불리는 '뽀로로'나 핑크퐁의 '상어가족', 펭수까지 모두 교육에 뿌리를 두고 있는 캐릭터라는 공통점은 분명 교육업계에 던져진 화두"라고 분석하면서 "캐릭터를 대하는 인식이 달라진 이상 '제2의 펭수'를 발굴하기 위한 투자와 시도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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