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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맨십 넘치는 승부사 모리뉴 "영리한 볼보이, 경기를 이해했다"

다이어 이른 교체에 대해서는 "팀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11-27 09:21 송고
승부사 조제 모리뉴 감독이 돌아왔다. © AFP=뉴스1
승부사 조제 모리뉴 감독이 돌아왔다. © AFP=뉴스1

조제 모리뉴 감독은 확실히 승부사였다. 11개월 만에 일선으로 돌아와 치른 2번째 경기에서 차가운 판단력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렸고 그것이 대역전극의 발판이 됐다. 쇼맨십 기질도 여전했다. 모리뉴 감독은 역전승에 일조(?)한 볼보이를 향한 칭찬도 빼먹지 않았다.

토트넘이 2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피아코스(그리스)와의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에서 4-2로 승리했다. 2골을 먼저 내주며 끌려갔으나 4골을 몰아쳐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승리로 3승1무1패 승점 10점을 기록하게 된 토트넘은 5전 전승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토트넘의 출발은 너무 좋지 못했다. 반드시 승리해야 실낱같은 희망을 품을 수 있던 원정팀 올림피아코스의 강력한 저항에 시달렸다. 그리고 전반 6분과 전반 19분 잇따라 실점을 허용했다. 2개의 실점 모두 수비수의 실수에서 비롯됐으니 분위기는 더 좋지 않았다. 이때 모리뉴가 칼을 꺼내 들었다.

모리뉴 감독은 전반 29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에릭 다이어를 빼고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분위기를 빨리 바꾸지 않으면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변화가 필요했으나 이런 선택은 쉽지 않다. 이제 막 부임한 새 감독 입장에서, 선수들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전반 30분도 지나지 않아 부상도 아닌 선수를 뺀다는 것은 흔치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나 결국 이것이 적중했다. 최근 폼이 많이 떨어졌던 에릭센을 과감하게 중용한 교체와 함께 토트넘은 조금씩 흐름을 가져오기 시작했고 결국 4골을 몰아치며 역전승에 성공했다. 에릭센은 케인의 4번째 골을 어시스트 하는 등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행운도 따랐다.
토트넘은 0-2로 끌려가던 전반 막바지 행운의 만회골을 기록했다. 전반 추가시간 오른쪽에서 올라온 평범한 크로스를 올림피아코스 수비가 헛발질과 함께 걷어내지 못하면서 문전에 있던 델레 알리 앞으로 배달됐고 이를 가볍게 마무리했다. 이 장면이 결정적 분수령이었다.  

분위기를 탄 토트넘은 후반 초반 강하게 올림피아코스를 몰아쳤고 후반 5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오른쪽 측면 스로인 상황에서 빠르게 공격한 토트넘은 모우라의 크로스를 케인이 오른발로 돌려놓으면서 2-2 균형을 맞췄다.

이때도 외부 도움이 있었다. 터치라인 밖으로 공이 나갔을 때 볼보이가 신속히 공을 넘겨준 덕분에 빠른 재개가 가능했다. 골이 터진 후 모리뉴 감독이 해당 볼보이를 포옹하면서 '공'을 치하한 것도 그다운 쇼맨십이었다. 경기 후에도 이어졌다.

모리뉴 감독은 경기 후 "나는 영리한 볼보이를 사랑한다. 나도 어렸을 때 재치 있는 볼보이였다. 이 아이처럼. 그는 경기를 이해했고, 어시스트를 기록했다"고 센스 있는 멘트를 전했다. 하지만 가벼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가장 먼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라커룸에 들어가자마자 다이어에게 사과했다는 사실이다. (그런 교체는)선수에게도 견디기 힘든 일이었겠으나 우리 코칭스태프에게도 쉽지 않았던 일"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델레 알리와 함께 할 또 다른 선수가 필요했다. 우리는 0-2로 지고 있었고 다른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런 결정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팀을 위해 불가피했던 것"이라는 말로 고육책이었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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