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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 5년 역사 '냉부해'가 남긴 기록과 아쉬웠던 퇴장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2019-11-30 07:00 송고
JTBC '냉장고를 부탁해' © 뉴스1
JTBC '냉장고를 부탁해' © 뉴스1
지난 25일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해')가 5년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2014년 11월17일 처음 방송된 후 약 5년의 방송을 이어오면서 총 1018개의 요리 메뉴가 탄생됐고, 127시간10초라는 요리 시간이라는 기록을 남긴 채 종영을 맞게 된 '냉부해'는 JTBC 예능의 대들보이자 JTBC의 역대 최장수 예능이기도 했다.

'냉부해'는 이연복 샘킴 등 많은 스타 셰프들을 배출해낸 '쿡방'의 원조이자 대명사였다. 15분이라는 짧은 제한 시간 안에 게스트의 냉장고 속 메뉴들로 요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독특한 방식은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이를 벤치마킹한 수많은 '쿡방' 예능 전성시대를 이끈 선두주자였다. 하지만 5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수많은 '쿡방' 속에서 원조의 설 자리가 좁아졌던 것도 사실, 그렇게 '냉부해'는 종영을 맞아야 했다.
지난 5년간 '냉부해'가 거쳐왔던 시간과 기록, 그리고 종영의 아쉬움이 커지는 이유에 대해 살펴봤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 뉴스1
JTBC '냉장고를 부탁해' © 뉴스1

◇ 15분 요리의 신선했던 등장


출연한 게스트의 집에서 냉장고를 가져와, 이들의 냉장고 속 재료들을 이용해 셰프들이 15분 안에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냉부해'의 설정은 가히 파격에 가까웠다. 특히 냉장고 속 재료만 빼오는 것이 아니라 냉장고를 통째로 스튜디오 옮긴다는 설정도 신선함을 키우는 요소 중 하나였다. 당시 몇몇 프로그램 속 코너의 패널로만 등장했던 셰프들을 방송의 전면으로 끌어왔다는 점도 '냉부해'의 차별화된 지점이었다.

그렇게 '냉부해'에 출연했던 셰프들은 요식업계를 뛰어넘어 방송계 '쿡방'의 주축이 되는 스타 셰프로 성장했다. 웹툰 작가 김풍을 비롯해 홍석천 이연복 최현석 샘킴 미카엘 이원일 오세득 정호영 등은 '요리'와 연관된 프로그램이라면 어디든 모습을 드러냈다. '쿡방'은 대세가 됐고, 셰프들의 방송계 활약도 두드러졌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 뉴스1
JTBC '냉장고를 부탁해' © 뉴스1

◇ '냉부해' 5년 방송이 남긴 기록
김풍 이연복 오세득 정호영 등 '냉부해'를 거쳐간 셰프들의 수만 해도 총 22명이다. 이들이 요리를 한 시간만 합해도 127시간10초가 집계되고, 총 1018개의 요리메뉴가 소개됐다. 총 257명의 게스트가 출연했고, 지난 2015년 8월 방송됐던 태양과 지드래곤 편은 7.43%(닐슨코리아 제공/ 이하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마지막 방송에서 '냉부해'는 이러한 기록과 함께 '냉부해 어워드'를 열고 5년의 시간을 되짚어보는 모습이 그려졌다. 베스트 냉장고에는 소유진과 션 지드래곤의 냉장고가, 워스트 냉장고에는 인피니트 성규의 냉장고와 기안84의 냉장고가 지명됐다. 또한 역대 대결 중 가장 화제로 꼽힌 고든 램지와 이연복 셰프의 요리 대결이 회자되기도 했다.

방송 초반부터 지금까지 같은 자리를 지켜왔던 MC 김성주의 활약과 정형돈의 빈 자리를 채워 지금까지 '냉부해'를 꾸려온 안정환의 활약도 재조명됐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 뉴스1
JTBC '냉장고를 부탁해' © 뉴스1

◇ '쿡방'의 대중화→축소된 원조의 입지


이처럼 많은 영광의 순간들이 존재했던 '냉부해'가 종영을 맞는 것은 출연자나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큰 바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예능 프로그램의 종영은 신선한 출발 이후 언젠가는 맞아야 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쿡방'의 선두를 이끌고 가던 '냉부해'는 셰프들의 방송계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원조의 입지가 좁아지는 현실을 받아들여야했다. 수많은 '쿡방'이 등장했고, 올리브 채널과 같이 특화된 채널의 성장은 '냉부해'의 시청률 하락으로 직결됐다.

또한 점점 시들해지기 시작한 '쿡방'의 인기도 원인이 됐다. 그렇게 지난 2015년 8월, 7.43%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던 '냉부해'는 지난 25일 종영 당시 1.94%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씁쓸한 퇴장을 맞아야했다. 이러한 시청률 하락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포맷에 대한 지적과 출연 셰프들이 '냉부해' 외 프로그램에서도 활약을 펼치면서 '냉부해' 프로그램 자체의 신선함이 떨어졌다는 평이 크다.

큰 사랑을 받았던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시청률 하락을 거쳐 종영을 맞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의 숙명이다. 하지만 '냉부해'는 JTBC 간판 최장수 예능이었기에, 종영에 대한 아쉬움은 방송계 안팎 모두에서 클 수 밖에 없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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