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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은 베이징으로…베이징 어떻게 대응할까?

시진핑 딜레마에 빠져…집권 이래 최대 위기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9-11-25 16:43 송고 | 2019-11-25 16:56 최종수정
25일 홍콩의 사우스호라이즌 서구 투표소에서 범민주 진영 지지자들이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자 환호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25일 홍콩의 사우스호라이즌 서구 투표소에서 범민주 진영 지지자들이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자 환호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홍콩 시민들이 구의원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민주진영의 인사를 당선시킴으로써 시위대에 강력한 힘을 실어주었다. 이에 따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집권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승리를 두고 홍콩 시민들이 시위대에 계속해서 민주화 시위를 벌일 것을 ‘명령’했다고 표현했다.
◇ 야권 선거에서 압승, 시위대 새로운 동력 장착 : 24일 열린 선거에서 민주 진영이 전체 452석 가운데 390석을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민주진영이 전체 의석의 86%를 차지한 것이다. 이에 비해 친중 진영은 58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홍콩 이공대 사태로 다소 힘이 빠졌던 시위대는 다시 시위를 지속할 새로운 동력을 확보했다.

향후 홍콩 시위대는 행정장관 직선제 등 보다 급진적인 민주화를 요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캐리 람 홍콩 행정부와 베이징 중앙정부는 모두 심각한 고민을 떠안게 됐다.

◇ 왕이 “홍콩은 중국 땅, 결코 포기 않는다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선거 결과가 알려진 직후 “홍콩은 어떤 일이 있어도 중국 땅이며,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나고야 G20 외교장관회의 참석 차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나고야 G20 외교장관회의 참석 차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왕 부장은 2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려는 어떠한 시도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거 직전 중국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시위를 진압하는 홍콩 경찰에 강력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고, 홍콩 시위의 과격화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민군 투입까지 고려하는 상황이었다.

미국 상하 양원이 지난 20일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이하 홍콩인권법)'을 가결하자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은 물론, 일국양제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미국을 강력히 비난했다.

결국 중국이 홍콩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홍콩은 150년 동안의 영국의 지배를 받다 1997년에야 중국으로 돌아온 땅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서세동점의 시대를 마감하는 역사적 사건이다. 중국은 이를 딛고 동세서점의 시대를 열고 싶어한다.

◇ 최악의 경우, 인민군 투입할 수도 : 홍콩의 시위가 지속될 경우, 중국은 인민군을 시위 현장에 투입하는 방법으로 홍콩의 시위를 무력 진압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부작용이 너무 크다.

중국 공산당은 1989년 천안문 광장에 인민군을 투입, 시위를 진압한 적이 있었다.

천안문 사건 당시 탱크맨. 맨몸으로 탱크 행렬을 막고 있다. - NYT 갈무리
천안문 사건 당시 탱크맨. 맨몸으로 탱크 행렬을 막고 있다. - NYT 갈무리

베이징은 중국의 베이징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홍콩은 일단 중국의 홍콩이지만 ‘세계의 홍콩’이기도 하다.

◇ 인민군 투입, 부작용 너무 커 : 세계의 대부분 다국적 기업들이 홍콩에 아시아 본부를 두고 있다. 만약 인민군이 홍콩에 진입해 시위를 진압한다면 이들은 싱가포르 등지로 둥지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홍콩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이다.

더욱 문제는 홍콩에 인민군을 투입할 경우, 서방세계와 정면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중국이 인민군을 홍콩에 투입할 경우, 서양은 일제히 대중 공세를 강화할 것이다. 중국은 혼자서 서양 제국과 맞서야 한다. 이미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피로도가 높은 상황이다.

중국이 홍콩에 인민군을 투입할 경우, 그 부작용이 너무 큰 것이다. 그렇다고 홍콩 시위를 계속 방치할 수도 없다.

시 주석이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시 주석은 집권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겠다. 시 주석이 홍콩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그의 정치인생은 물론 중국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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