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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장관 "다문화에 대한 왜곡된 해석 아쉽다…공존 모색해야"

"여가부 장관으로 포용 사회 구현 위한 사명감 크다"
'뉴스1'과 인터뷰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19-11-25 07:00 송고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다문화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왜곡돼 해석되고 있어 너무나 아쉽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최근 발생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사망사건 등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이같이 말했다.
21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한 이 장관은 "'글로벌'이나 '국제'라는 표현과 달리 '다문화'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우리 사회에서 왜곡돼 해석되는 것 같다"며 "그 동안 (다문화가정에 대한)지원과 정착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공존을 모색했으면 좋겠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호 문화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한국으로 온 결혼이민자 중 아세안 10개 회원국 출신이 전체의 약 37%를 차지한다. 베트남, 필리핀, 태국 출신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난 7월 베트남 이주여성 가정폭력 사건을 비롯해 우리 사회는 여전히 그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령 '다문화가정'이라고 하면 가난한 집 출신이라는 '편견'이 앞서는 경향이 있다.

여가부는 경찰청, 법무부 등과 함께 부처합동으로 지난 22일 '결혼이주여성 인권보호 내실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에 고심하고 있다.
이정옥 장관은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같은 유적지만 봐도 굉장히 화려하지만 우린 불행하게도 외향만 보고 '다문화'에 대한 다양성의 가치보다 왜곡된 시선이 크다"면서 "이제는 그들을 위해 문화나 역사, 언어를 배우는 '상호교육'을 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여가부는 결혼이주여성의 지역안전망 구축을 위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주여성 상담소, 이주여성 보호시설 등을 꾸려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다문화가족 자녀가 동등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 조성을 위해 이중언어 인재발굴을 확대하고, 1대1 맞춤 상담과 찾아가는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여가부는 한-아세안 정상회담에 맞춰 25일부터 이틀 간 부산에서 다문화 가족, 현장 활동가 등 100여명이 참여하는 '다문화 연대회의'를 개최한다. 필리핀, 베트남 출신 등의 다문화가족으로부터 직접적인 정책 제안을 듣고 함께 고민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9월 여가부 수장에 오른 이정옥 장관은 쉴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는 "이렇게 영역이 넓은 부처라는 것을 오고 나서 다시금 깨달았다. 사회관계장관회의, 국무회의 등 모든 관계 장관회의에 참석하는 것 같다. 정말 안 걸려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여가부는 총괄부처이면서도 돌봄이나 학교 밖 청소년, 사각지대를 지원하는 사업이 많다"며 "포용 사회적 입장에서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낀다. 적극적으로 할수록 피드백을 받는데, 더 열심히 하려고 신발 끈을 조여매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 부처와 협업해야 하는 여가부는 예산 집행 과정에서 어려움도 따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장관은 예산 일원화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 사회 부처 전반에 인권 감수성과 젠더감수성이 일반화, 균일화 되어 있지 않다"며 "돌봄과 같이 아직은 여가부의 손길이 필요한 영역이 많다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어 "우린 사각지대의 민감한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지만 반대로 여가부가 존재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최근 상영된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대해선 "고립 돌봄의 어려움이 느껴져 마음이 아팠다"면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82년생 김지영'은 육아를 위해 회사를 그만둔 김지영씨가 일상에서의 성차별과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과정을 다뤘다.

그는 "고립육아나 여성의 경력단절에 대해 82년생 동년배 여성들이 굉장히 공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주인공 엄마의 입장에서 눈물이 나기도 했는데, 육아와 경력단절 문제는 어려운 숙제인 것 같다. 양육에 있어서 국가의 책임성을 높이고 공동체적 사회돌봄 서비스를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젠더갈등'에 대해서도 "2030세대의 경우 평등과 공정에 대한 기대수준이 굉장히 높다"며 "사회진입 과정에서 겪은 극심한 경쟁과 소통하기 어려운 사회가 지속되면서 (성별)갈등이 심각해진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어느 특정성을 위한 정책이 아닌 더불어 잘사는 것이 양성평등정책의 핵심"이라면서 "청년 세대에 대해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연구를 해 나갈 것이고, 오해에 의한 불필요한 갈등을 줄여나가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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