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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82년생 김지영 통해 고립 돌봄의 어려움 공감했으면"

"비난이나 논쟁보다 상호 존중이 필요"…뉴스1과 인터뷰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19-11-25 07:00 송고 | 2019-11-25 10:25 최종수정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두고 "고립 돌봄의 어려움이 느껴져 안타까웠다"면서도 "공동체적 사회 돌봄 서비스를 더 촘촘히 구축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부에선 중산층의 여성이 아파트에서 어려울 것 없는 환경 속에 육아를 하는 것에 대해 지적하지만, 주인공이 겪는 것은 홀로 고립 육아를 하며 느끼는 좌절과 소통의 단절"이라면서 "심지어 남편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소통이 안 되는 상황을 잘 그려냈다. 말할 곳이라고는 베란다 창밖밖에 없는 현실이 엄마의 입장에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일부 남성에게는 고립된 돌봄 노동에 대한 충분히 공감이 덜 되는 것 같아 아쉽다"며 "서로에 대한 비난이나 논쟁보다는 그 어려움(돌봄 육아)에 대한 상황을 이해하며 존중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정옥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부임 이후 바쁜 일정을 보내고 계시는데. 

▶여성, 청소년, 가족 등을 대상으로 하는 부처이다 보니 영역이 정말 넓다는 것을 느꼈다. 사회관계장관회의, 국무회의 등 모든 관계 장관회의에 참석하는 등 안 걸친 분야가 없다.

여가부는 총괄부처이면서도 돌봄이나 학교 밖 청소년, 사각지대를 지원하는 사업이 많다. 포용 사회적 입장에서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부처가 하는 일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귀중한 씨앗이 된다는 생각으로 신발 끈을 조여매고 있다.

-임기 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실질적인 성평등 포용사회 실현을 위해 범정부적 협업을 강화해 나가고, 청소년이 다양한 정책에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겠다. 더 나아가 여가부가 여성인권을 위한 실질적 주무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여성정책의 성과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싶다.

-최근 인기리에 상영된 '82년생 김지영'이 여성이 겪는 돌봄의 어려움과 경력단절을 그려냈다는 평가다. 반면 이를 두고 남녀 간에 시각 차이가 드러나기도 했다.

▶영화를 보며 고립된 돌봄 노동을 통한 어려움이 느껴져 마음이 아팠다. 주인공이 겪는 것은 홀로 고립 육아를 하며 느끼는 좌절과 소통의 단절이었다. 일각에서 중산층의 여성이 큰 어려움 없이 육아를 하는 것에 대해 지적하기도 하지만, 김지영이 이야기할 곳이라고는 베란다 창밖 밖에 없는 게 '엄마'의 입장에서 안타까웠다.

영화를 보며 돌봄의 사회적 손길이 많이 닿을 수 있도록 촘촘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부 남성에게는 고립된 돌봄 노동에 대한 충분히 공감이 덜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서로에 대한 비난이나 논쟁보다는 어려움(돌봄 육아)에 대한 상황을 이해하며 존중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어르신들이 몇 분 남지 않았는데, 여가부의 계획은.  

▶올해 고(故) 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해 5분의 할머니가 별세하셔서 현재 스무 분 밖에 남아계시지 않다. 너무나 안타깝다. 그분들이 생활하시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치료비나 공무원 매칭 등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여성인권평화재단을 특수법인으로 설립하는 근거 마련을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법안이 조기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 관계부처 등과 협업하겠다. 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오랜 인권운동 경험을 기리고 전 세계 여성폭력 해결과 인권보호를 위한 국제 네트워크 허브기관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최근 사회적으로 젠더갈등이 심화됐다는 평가가 많은데.

▶2030세대의 경우 공적인 평등과 공정에 대한 기대수준이 굉장히 높다. 교육을 많이 받아서 일에 대한 기대수준도 있다. 다만 오랜 준비시간에 비해 사회가 그만한 자리를 주지 못한다는 막막함, 어려움 등이 불만이 됐고, 그것을 표출할 통로가 '젠더갈등'으로 왔다고 생각한다.

양성평등 정책은 남성을 부정하거나 배제하는. 여성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특정 성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정책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청년참여 플랫폼'이나 '찾아가는 성평등 교육' 등을 통해 성별 갈등을 야기하는 사회 불평등 요소를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논의의 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성별 고정관념이 형성되기 쉬운 아동기부터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정부 주요 8개 부처에 양성평등 전담부서가 신설됐는데, 이를 어떻게 유기적 관계로 제도화해 나갈 계획인가.

▶미투 운동 계기로 교육부, 문체부, 고용부 등 8개 부처에 양성평등 전담부서가 생겼다. 그간 양성평등정책담당관 협의체를 통해 부처별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앞으로도 양성평등 관점의 조직 진단, 정책의제 발굴 등에 힘쓸 예정이다.

양성평등정책담당관 협의체와 성평등위원장 회의를 정례화 해 현안 이슈에 대응함으로써, 사회 각 영역별 성차별 구조와 문화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도록 하겠다.

[대담= 채원배 부국장 겸 사회정책부장]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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