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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V] '놀면 뭐하니?'X'아침마당'X트로트, 유산슬이라 가능한 대통합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9-11-24 06:30 송고
'놀면 뭐하니' 캡처 © 뉴스1
'놀면 뭐하니' 캡처 © 뉴스1

유산슬(유재석)이라 가능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KBS 1TV '아침마당' 방송이 나오는 신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그 뿐 아니라 그 덕에 신인 트로트 가수들이 '놀면 뭐하니?'에서 이름을 알릴 수도 있게 됐다. 이 같은 대통합은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PD와 유재석이 탄생시킨 트로트 가수 유산슬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였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는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분한 유재석이 '합정역 5번 출구'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갑작스럽게 KBS 1TV '아침마당'에 출연하는 과정이 담겼다.
이날 유재석은 선유도 공원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230만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초저예산 뮤직비디오였지만, 메가폰을 잡은 이들은 수많은 트로트 뮤직비디오를 찍어 온 베테랑 양승봉 감독, 이정환 작가, 이형원 감독이었다.

유재석은 뮤직비디오의 주연 배우를 하기로 한 트로트 신예 도윤과 그룹 삼순이 리더 소란과 함께 뮤직비디오 촬영에 들어갔다. 저예산인만큼, 촬영은 효율적으로 진행됐다. 촬영분은 거의 대부분 한 번에 오케이(OK)를 받았고, 감독들은 "배터리를 아껴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아이돌 뮤직비디오에서나 시도된 '원 테이크' 촬영 기법도 시도됐다.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유재석은 카메라를 피하기 위해 배우들 옆을 기어가는 등 혼신의 노력을 통해 촬영을 마쳤다.  
이어 뮤직비디오 촬영 후에는 유재석의 '아침마당' 출연 방송 후일담이 공개됐다.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아침마당' 방송의 주요 내용을 거의 다 공개했는데, 이는 보통의 프로그램에서 경험할 수 없는 컬래버레이션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유재석의 '아침마당' 생방송 출연은 '아침마당' 제작진의 제안으로 성사됐다.'아침마당' 강지원PD와 김미성 작가는 김태호 PD를 만나 기존 가수가 신인 가수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한 후 유산슬을 캐스팅했다.

유재석은 자신이 '아침마당' 생방송에 출연하는 사실을 방송 전 KBS PD로부터 들었다고 해 웃음을 줬다. "나한테 얘기는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당황했던 그는 유산슬의 의상을 입고 박상철과 함께 '아침마당' 생방송 대기실에 들어섰다.

대기실은 다양한 신인 트로트 가수들이 촬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인 트로트 가수 김용주, 연하남쓰, 요요미 등과 함께 촬영을 하게 된 유재석은 마치 다시 신인이 된 것처럼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PD와 작가 마저 "늘 MC를 하다가 오늘은 패널이다" "신인의 마음으로 파이팅 넘치게 해주셔야 한다. 목소리 톤을 높게 해달라"고 당부해 긴장감은 더했다.
'놀면 뭐하니' 캡처 © 뉴스1
'놀면 뭐하니' 캡처 © 뉴스1

이어 방송이 시작되자 유재석은 이내 긴장감을 떨쳐내고 생방송에 집중했다.분위기 띄우기 단골 메뉴인 메뚜기 춤을 추는가 하면, '웃음 치트키'라고 여겨지는 안경 벗은 '민낯'을 보여주며 최선을 다했다. 이에 '아침마당' 제작진은 폭소하며 즐거워했다.

흥미로운 점은 '놀면 뭐하니?' 속에 담긴 '아침마당' 방송의 내용이었다. '놀면 뭐하니?'는 '아침마당' 대기실과 유재석의 본공연을 다룰 뿐 아니라 다른 트로트 가수들의 공연과 사연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담아냈다. 이는 가수들을 함께 조명하면서 유산슬을 통해 트로트의 중흥을 바라는 트로트계의 바람까지 담아내려 한 제작진의 노력의 일환으로 읽혔다.

실제 '아침마당' MC인 김재원 아나운서는 "트로트계 중흥 위해서 젊은 세대에게 트로트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유산슬의 도전에 대해 칭찬했다. 그뿐 아니라 '아침마당'에 출연한 트로트 가수들은 유산슬의 트로트 도전에 환영의 인사를 하기도 했다.

비록 유산슬 자신은 "유재석은 본인 스스로 결정하고 움직이는데 유산슬은 누군가에 의해서 조종된다"면서 자조적이게 표현했지만, 그가 조종키를 '놀면 뭐하니?'에 맡긴 덕에 이처럼 흥미로운 대통합이 이뤄진 셈이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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