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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독과점영대위, '겨울왕국2' 두고 독과점 반대 외친 까닭

[N현장]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9-11-22 13:44 송고
정지영 감독 등 영화인들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겨울왕국2 스크린독과점을 우려하는 영화인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정 감독을 비롯한 '영화다양성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는 그간 소수의 대기업 영화관이 국내 스크린의 92%, 입장료 수익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를 비판하며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촉구해왔다. 2019.11.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정지영 감독 등 영화인들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겨울왕국2 스크린독과점을 우려하는 영화인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정 감독을 비롯한 '영화다양성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는 그간 소수의 대기업 영화관이 국내 스크린의 92%, 입장료 수익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를 비판하며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촉구해왔다. 2019.11.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영화인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외화 '겨울왕국2'의 스크린 독과점 반대를 외쳤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겨울왕국2' 개봉에 따른 스크린독과점을 우려하는 '영화다양성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원회'(이하 반독과점영대위)의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과 이은 한국 제작자협회회장,  낭희섭 독립영화협회 대표, 황의완 부산영화협동조합 대표, 권영락 반독과점영대위 운영위원, 배장수 반독과점영대위 대변인, C.C.K 픽쳐스 최순식 대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안병호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지영 감독은 "어제 날짜로 ('블랙머니')극장 좌석수가 90만석에서 30만석으로 줄었다. 스코어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줄었다"면서 '겨울왕국2'의 개봉에 '블랙머니'가 영향을 받은 사실을 밝히며 '블랙머니'에 대한 '역풍'의 우려에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풍을 왜 맞았느냐. 우리가 잘못한 게 있느냐. 우리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시장의 공정성을 호소하자고 하는 건데. 그 역풍이 잘못됐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반독과점영대위는 그간 소수의 대기업 영화관이 국내 스크린의 92%, 입장료 수익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현 상태를 비판하며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촉구해왔다.

반독과점영대위가 개정을 요구중인 영화법은 △대기업의 배급업·영화상영업 겸업 반대 △공평한 상영관 배정 △복합 상영관에서 동일한 영화의 일정 비율 이상 상영 금지△복합 상영관의 예술·독립영화 전용관 지정 △예술·독립영화 연간 상영일수 지정 등의 규제·지원 정책을 포함한다. 기자회견에서의 쟁점을 중심으로 '겨울왕국2'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대해 정리했다.
정지영 감독 등 영화인들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겨울왕국2 스크린독과점을 우려하는 영화인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정 감독을 비롯한 '영화다양성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는 그간 소수의 대기업 영화관이 국내 스크린의 92%, 입장료 수익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를 비판하며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촉구해왔다. 2019.11.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정지영 감독 등 영화인들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겨울왕국2 스크린독과점을 우려하는 영화인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정 감독을 비롯한 '영화다양성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는 그간 소수의 대기업 영화관이 국내 스크린의 92%, 입장료 수익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를 비판하며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촉구해왔다. 2019.11.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블랙머니'는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할까

정지영 감독은 "너는 그렇게 공정하느냐 하는 질문이 올 것 같아서 예를 들겠다"며 "내가 이 영화 상영 전에 배급팀에게 이런 부탁을 했다. '이것이 내가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래줬으면 좋겠다, 극장들이 너무나도 이 영화를 탐내서 달려갈 수 있겠다. 그렇지만 상영 스크린이 전체 극장의 1/3은 넘지 않는 게 좋겠다. 그것이 영화 발전을 위해 다른 영화와 공유하고 다양성 확보를 줄 수 있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1/3을 넘지 않더라. 1/3 유지하다가 어제 1/3의 1/3을 찍었다"고 덧붙였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블랙머니'는 개봉일이었던 13일 16.8%의 스크린점유율을 기록했고, 이후 10%중반대에 머물렀다. 지난 20일 18.0%로 최고치를 찍은 후 21일 '겨울왕국2'가 개봉하고 다시 14.4%로 떨어졌다. 21일 개봉한 '겨울왕국2'의 스크린점유율은 39.7%를 기록 중이다.

상영점유율의 경우 '블랙머니'는 개봉일인 13일 24.4%를 기록한 후 20일 28.7%까지 올라간 후 역시 '겨울왕국2'의 개봉일인 21일 13.6%를 기록했다. '겨울왕국2'는 21일 63.0%의 상영점유율을 찍었다.
'겨울왕국2' 포스터 © 뉴스1
'겨울왕국2' 포스터 © 뉴스1

◇왜 '겨울왕국2'인가

왜 '겨울왕국2'의 개봉 직후에 이 같은 기자회견을 했을까.

이은 한국제작자협회 회장은 "'겨울왕국2'가 개봉 임박하자 예매 점유율 90%를 넘었다. 많은 기자들이 사무실로 연락이 왔다. 반독과점영대위 입장을 묻더라"며 "'겨울왕국2' 전에 1등하던 영화가 '블랙머니'라 관심이 많아서 기자들을 뵙고 설명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단톡방' 토론을 통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기자회견을 열게 된 이유를 밝혔다.

한국의 대형 배급사 영화들 중에도 스크린 독과점으로 비판을 받을 만한 사례는 있었다. 정지영 감독은 외국 영화인 '겨울왕국2'의 개봉 시기에 이 같은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 "한국 영화가 독과점을 할 때 그때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문제제기는 했다"며 "동료 영화인이고 오랜만에 돈을 잘 벌고 있는데, 그들을 공격하기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감독은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는 한 번, 그 짓을 했다"면서 봉준호 감독에게  "'이번 상영에 스크린이 1/3 넘지 않게 해줄 수 있니 네가 그렇게 모범이 돼준다면, 한국 영화계 정책 당국이 깨달을 것이다'라고 문자를 넣었다"라며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이 '제가 배급에 그렇게 관여할 수 있는 입장 아니라 죄송합니다만, 50% 이상 안 넘게 노력해보겠습니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빨리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제도적으로 세워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더라"라는 답장을 받았다고 했다.
정지영 감독 등 영화인들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겨울왕국2 스크린독과점을 우려하는 영화인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정 감독을 비롯한 '영화다양성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는 그간 소수의 대기업 영화관이 국내 스크린의 92%, 입장료 수익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를 비판하며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촉구해왔다. 2019.11.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정지영 감독 등 영화인들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겨울왕국2 스크린독과점을 우려하는 영화인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정 감독을 비롯한 '영화다양성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는 그간 소수의 대기업 영화관이 국내 스크린의 92%, 입장료 수익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를 비판하며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촉구해왔다. 2019.11.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독립영화까지도 포용하는 문제제기인가

기자회견에서는 반독과점영대위에서의 영화법 개정 등에 대한 논의가 독립영화계까지 포용하는 것인지를 묻는 질문도 있었다. 스크린 독과점으로 인한 피해를 받은 작품은 '블랙머니' 같은 상업영화 뿐 아니라 여러 저예산 영화, 독립예술영화 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이은 회장은 "도종환 의원이 제출한 배급업·영화상영업 겸업 금지 등이 담긴 영화법의 내용 중에는 예술·독립 영화 전용관 지정 등에 대한 부분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 국회에서는 우상호 의원이 발의한 프라임 타임 50% 초과 상영 금지를 놓고도 한 발도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우상호 의원이 발의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 기준에 따르면 6편 이상의 영화를 동시에 상영할 수 있는 복합상영관에서 같은 영화를 오후 1∼11시 프라임 시간대에 총 영화 상영 횟수의 50%를 초과해 상영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스크린 상한제만으로는 독립예술영화에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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