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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外 노리는 암호화폐…전통은행 위협하는 '오픈 파이낸스' 열리나

'오픈 파이낸스' 내세워 거래 외 사업 나선 코인 거래사이트
"거래사이트도 예금계좌, 신용카드 지원하게 될 것"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19-11-19 15:10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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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에 이어 금융권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용어가 있다. '오픈 파이낸스'(Open Finance)다. 오픈 파이낸스는 기존 금융기관과 금융망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인프라 위에 구현되는 금융을 의미한다.

전통 금융권이 언급하기 시작한 '오픈 파이낸스'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미 뜨거운 화두다. 미국 크립토펀드 멀티코인캐피털의 카일 사마니 매니징 파트너는 "암호화폐 거래사이트는 이미 오픈 파이낸스를 비즈니스에 접목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형태의 은행으로 성장해 전통 금융권의 먹거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산업 혁신할 '오픈 파이낸스'가 뭐길래

4차 산업혁명의 등장과 함께 디지털 기술로 전통 산업구조를 혁신시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을 일컫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업 혁신을 이끌 대표적인 용어로 떠올랐다.

특히 금융권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 강조하기 시작했다. 5대 시중은행장들(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 올해 초 신년사와 취임사를 통해 '디지털'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혁신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일환으로 '오픈 파이낸스'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월 "오는 2020년부터 오픈 뱅킹을 오픈 파이낸스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오픈 파이낸스로의 확대를 위해 △현재 은행 위주의 참가 금융회사를 제2금융권까지 확대 △6개 조회·이체 기능에 한정된 기능의 다양화 △마이데이터 연계 등을 통한 데이터 분야의 확장을 소개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오픈 파이낸스'는 이미 시작됐다

블록체인 업계에서 오픈 파이낸스는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으로도 불린다. 일반적으로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선물거래, 마진거래, 대출 서비스 등을 의미한다.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와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사가 오픈 파이낸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계 자본의 몰타 소재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바이낸스'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바이낸스체인'을 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바이낸스코인'(BNB)을 발행했다. BNB를 기반으로 한 마진거래 서비스 등도 선보였다.

바이낸스는 바이낸스체인 활성화를 위해 개발지원 플랫폼 '바이낸스엑스'를 선보이고 전 세계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이 체인을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개발자들이 몰리며 프로토콜이 활성화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은 바이낸스 이용자에게 BNB로 보상하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졌다.

카일 멀티코인캐피털 파트너는 "바이낸스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암호화폐 거래사이트들은 단순한 거래공간에서 새로운 은행(Neo-bank)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거래사이트는 자본을 모으는 주체면서도 전통 금융서비스와 암호화폐 특화 금융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며 "이용자에게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전통은행의 수익모델인 '결제 솔루션'이나 '예금계좌' 서비스를 빼앗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거래사이트가 △'법정화폐' 대신 '암호화폐'로 자산을 다루고 △이들이 보유한 블록체인 기술이 신규 시스템 구축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복잡한 결제 체계 탓에 문제 대응속도가 느린 전통 금융권보다 기민하게 움직이는 특징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은행 자리 위협하는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국내 거래사이트에서도 오픈 파이낸스 접목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는 자회사 DXM을 통해 암호화폐 기반 대차서비스를 출시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을 맡기고 이를 담보로 또 다른 암호화폐를 빌리는 방식이다.

빗썸코리아는 빗썸글로벌, 쟁글 등 14개 기업과 연합 '빗썸패밀리'를 구성하고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관련 투자사업, 커스터디(custody) 서비스 발굴에 나섰다. 최재원 빗썸코리아 대표는 "빗썸패밀리와 전략적 사업확장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의 종합 금융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국내 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사이트들이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확장해야 암호화폐 시장이 빠르게 자리잡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며 "암호화폐 시장이 하나의 금융시장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했다. 그는 "안정적인 수익모델 발굴을 위해 거래사이트가 전통 금융기관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일 멀티코인캐피털 파트너는 "화폐, 주식, 채권 등에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계약, 공개장부 등의 기술이 추가되면 기존 금융서비스보다 10배 더 빠른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며 "거래사이트는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은행권이 제공하고 있는 '이자 지급형 예금계좌' '신용·현금카드' 같은 결제수단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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